17일 ‘생일’… 새로운 도약 선포
‘경기(京畿)’란 중국 당나라 때 왕도(京)와 주변 지역(畿)을 일컫는 말이었다. 고려 현종 9년(1018년) 때 왕성이 있는 개성의 주변 지역을 가리키는 용어로 우리나라 역사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조선 태종이 8도제를 실시하면서 ‘경기도’라 불리게 됐다. 관할 지역이 일부 다르지만 지금의 경기도와 비슷한 모습이다. 태종실록 27권 1414년 1월 18일(음력) 기사에 ‘경기좌우도를 고쳐 경기라고 했다’는 기록이 그 근거다. 이를 양력으로 환산한 게 이달 17일이다.
경기도는 16일 오후 1시 30분부터 수원 화성행궁에서 김문수 경기지사와 전직 도지사, 경기도의원, 경기도민이 함께하는 ‘600년 기념식’을 연다. 타종식과 안성남사당의 길놀이 도립국악단 공연에 이어 경기 600년 연혁을 소개하고 고유제를 지낸다. 부대행사로 경기도를 알리는 고지도와 역사인물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DMZ 사진전과 무예 24기 공연 등도 열린다. 김 지사는 “600년 전 경기좌우도가 통합됐듯 이제는 경기도가 분단된 남북을 하나로 통합하는 통일한국의 중심역할을 할 것”이라는 내용의 경기도 600년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경기도는 이와 함께 경기도의 각종 통계와 정보를 담은 소책자 1만 부를 제작해 당일 기념식장을 찾은 도민에게 배포한다. 2002년 말 처음 인구 1000만 명을 돌파했고, 2003년 1036만 명을 기록해 서울(당시 1028만 명)을 처음 추월했고, 현재 경기도 면적은 1만172km²로 서울(606km²)의 약 16.8배에 달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다. 별도로 경기도의 탄생과 역사적 인물 33인, 경기도의 위상과 역할, 지방화 시대를 맞는 경기도의 비전 등을 포함한 250쪽 분량의 기념책자를 5월 말까지 제작할 계획이다. 600년을 형상화한 엠블럼도 제작했다. 수도 서울을 품고 있는 경기도의 이미지와 600년을 나타내는 숫자를 태극 문양과 합성해 통일 한국을 지향하는 뜻을 담았다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황정은 경기도 대변인은 “600년은 60갑자의 주기가 열 번 순환되는 것으로 경기도의 운세가 한 획을 긋고 또 새롭게 도약하는 기점”이라며 “뜻깊은 해를 되새기는 행사를 연중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