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핸드볼연맹 소속 국제심판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석 심판(왼쪽)과 구본옥 심판이 5일(한국시간) 제16회 아시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가 한창인 바레인 마나마의 칼리파스포츠시티홀에서 활짝 웃고 있다. 마나마(바레인)|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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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 명 관두면 국제심판 전부 잃는 셈
이석·구본옥 심판, 국제대회 때마다 호흡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리고 있는 제16회 아시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 참가중인 대표선수들은 4성급 호텔에 묵는다. 반면 국제심판들은 5성급 호텔에 투숙한다. 국제핸드볼연맹(IHF)의 규정에 따라서다. 심판의 권위와 사명감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그 정도로 핸드볼에서 심판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2006년 카타르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억울한 판정 탓에 금메달을 놓친 아픔을 교훈 삼아 대한핸드볼협회는 국제심판 양성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한국은 2011년 이석(28), 구본옥(27) 등 2명의 국제심판을 배출하는 데 성공했다. 다른 나라가 한국에 불리한 판정을 주면 우리도 똑같이 해줄 수 있다는 ‘억지력’을 만든 것이다.
국제심판은 나라마다 2명씩 커플로 나와야 한다. 같은 나라 심판 둘이 동시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영어로 된 규칙 테스트, 체력 테스트, DVD 테스트가 자격시험 때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제대회를 앞두고 매번 열린다. 여기서 탈락하면 경기에 배정을 받을 수 없다. 둘 중 한명만 탈락해도 짐을 싸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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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 심판은 “국제대회가 끝나면 마땅한 생계가 없다. 그래서 고민이 많다. 그러나 사명감과 비전이 보이기에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드시 둘이 있어야 하기에 한명만 그만둬도 한국은 국제심판을 잃는다. 그렇기에 두 국제심판은 서로를 의지하며 고독한 길을 개척해가고 있다.
마나마(바레인)|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