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15%→29% 확대에 반발
녹십자는 17일 일동제약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지분을 15.35%에서 29.36%로 끌어올렸다. 녹십자는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밝혔다. 최대주주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 측의 지분(34.16%)과는 4.8%포인트 차로 좁아졌다.
녹십자의 지분 확대는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임시주총(24일)을 코앞에 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일동제약은 윤 회장 측 경영권 확대와 전문성 강화 등의 목적으로 지주사 체제로 바꿀 계획이다. 하지만 녹십자가 반대하면 사실상 지주사 전환은 불가능하다.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일동제약은 21일 내놓은 공식 입장에서 “녹십자는 지분 매입 전 어떤 협의도 없었다”며 “적대적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주사 전환 문제에 대해 “중장기 전략들을 전문적이고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혹시라도 녹십자가 반대한다면 이미 2000년대 초 지주사 전환을 한 스스로의 경영활동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녹십자그룹이 ‘경영의 전문성·효율성·투명성 제고 및 책임경영 실현’ 목적을 밝히며 이미 지주사 체제로 바꾼 점을 들어 반대 명분이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녹십자 측은 “일동제약의 주주로서 양사에 도움이 되도록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결정을 내리겠다”며 “적대적 M&A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연매출 규모로 녹십자는 업계 2위(약 8800억 원), 일동제약은 7위(약 3700억 원)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