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추기경에 염수정 대주교]바티칸서 날아온 ‘일요일 밤의 선물’
10년째 명동성당을 다니고 있다는 홍성연 씨(48)는 “천주교 신자로서 현직 대주교님이 추기경이 된 것이 너무 영광스럽다”며 “한국 천주교의 교세를 감안하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새로운 추기경이 탄생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박연숙 씨(57)도 “염 대주교님이 추기경에 올라 세계 평화를 위해 일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세계의 빛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홍순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는 “한국과 한국 교회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다”라며 “가난한 백성들의 고통을 나누고 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소 강조하는 바가 담겨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57)도 “순리대로 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진심어린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 염 대주교의 성탄 메시지를 언급하며 새로운 추기경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강 전 장관은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이사야서 9장 1절)’라는 메시지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어려운 시절이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도 새 추기경 탄생을 축하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오후 한때 ‘염수정’ ‘추기경’은 순식간에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2, 3위를 기록했다. 또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은 “한국의 새로운 추기경에 서임된 염 대주교님께 축하를 보낸다”며 “가난한 이들을 위해 정의를 구현하고 실천하는 추기경이 되시길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일부 신부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을 때 염 대주교가 사제들의 정치 사회적 현안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일부 누리꾼은 “쫓기는 자 외면하지 마시길”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부정적 댓글이 오르자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추기경 서임은 종교 차원의 순수한 일이다” “보수나 진보에 편향됨이 없고 좌우를 아우르는 교계의 지도자가 되어 달라” “발언의 진의를 왜곡해선 안 된다” 등의 반박 의견을 내기도 했다.
김성모 mo@donga.com·권오혁·민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