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화 신임 문화재청장 간담회
나선화 문화재청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신임 청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9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한 나선화 문화재청장(65)은 무척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다 함께 상의해서”와 “합리적으로”라는 말이 빠지지 않았다.
울산에 있는 국보 제285호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3월 변영섭 전 청장이 첫 간담회에서 반구대 사진이 새겨진 명함을 돌렸던 것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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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을 비롯한 문화재 관리 지적에 대한 대응도 서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나 청장은 “현재 문화재청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일부 사안은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지금 입장을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나 청장은 이화여대 박물관 학예실장을 30년 넘게 지냈다. 도자사(陶瓷史) 권위자로 손꼽힌다. 변 전 청장에 이어 두 번째 여성 청장이다.
“어제 정진석 추기경을 뵈었는데 학교에 있던 사람이 행정을 어떻게 이끌지 걱정하셨습니다. 그래서 ‘학교도 행정 없이는 안 돌아간다’고 말씀드렸어요. 지금까지 여러 일을 해왔지만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진정성을 갖고 마음을 열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어요.”
나 청장은 그런 뜻에서 문화재청 안팎 문화재 관계자들의 ‘사기 진작’을 가장 신경 써야 할 대목으로 꼽았다. 그는 “문화를 다루는 사람들이 밝고 건강해야 결과물도 좋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나 청장이 처음으로 문화재청 직원들에게 한 얘기가 ‘나는 여러분을 믿는다’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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