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中고위관리 “北 張처형은 中 무시하는 행위”

입력 | 2013-12-21 03:00:00

[김정은의 북한 어디로]
中지도부, 친중파 일방제거에 분노… 김정은 訪中 상당기간 어려울 듯




중국군 유해 송환작업 착수 20일 경기 파주시 적성면 ‘북한군·중국군 묘지’(일명 적군묘지)에서 우리 군인들이 6·25전쟁 당시 전사한 중국군 유해를 꺼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중국 정부와 중국군 유해 송환에 합의했다. 파주=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중국 지도부는 북한이 친중파로 분류되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아무런 상의 없이 즉결 처형한 것을 ‘중국에 대한 무시이자 도전’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강력히 희망해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중국 방문은 상당 기간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중, 북에 분노와 배신감”

중국의 한 고위 관리는 “새파란(새파랗게 어린) 김정은이 중국과 아무런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친중파인 장성택을 숙청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최근 외교라인을 통해 중국 측과 접촉한 정부 고위당국자가 20일 전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중국 고위관리는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중국과의 교감을 유지하면서 큰 문제를 처리했다”며 “(이런 과정이 무시된 장성택 처형은) 중국에 대한 무시이자 도전”이라고 단언했다고 한다. 또 “(주중 북한대사인) 지재룡도 소환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김정은은 중국을 방문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지도부 인사들과 교류해온 당국자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김정은을 ‘통제가 되지 않고 제멋대로인 지도자’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중국 측 인사들은 장성택의 처형을 지켜본 이후 “김정은이 1인 독재체제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공포정치의 희생양을 만들다 보면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특히 핵실험에 반대해온 장성택의 처형 이후 김정은의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김정은에 대한 중국의 불신은 김정일 사망 이후 2년간 누적돼 왔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김정은은 2011년 12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 중국으로부터 20만 t의 긴급 식량지원을 받고도 아무런 감사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북한을 보고 중국 당국자들이 아연실색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 “돈만 뜯는 北” 불만 누적

중국의 사업가들이 북한에서 잇따라 투자 피해를 보고 있는 점도 지도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A사는 5월 주중 북한대사관의 중개로 북한 무역회사와 철광석 거래계약을 체결하고 50만 위안(약 8660만 원)을 선불로 지급했으나 아직까지 약속한 물품을 받지 못하고 있다. 7월에는 중국의 무역업체인 B사가 화물대금 60만 달러(약 6억3200만 원)를 받지 못해 소송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당국에 보고되기도 했다.

최근 나선지역을 다녀온 한 중국 기업인은 “북한의 보위부나 보안부의 공안기관원들이 무역허가증과 초청장 발급 등을 빌미로 중국 상인들에게 뒷돈을 요구하고 있다”며 “벌금을 억지로 물리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돈을 뜯어내는 경우도 많아 이를 못 견디고 사업을 접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