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평화 위협 법안 폐지를” 영화인-학자 등 지식인 잇단 성명아베 정권은 강행처리 방침
지난달 26일 도쿄 나가타 정 국회 앞에서 특정비밀보호법안에 반대하는 일본 시민들이 모여 시위를 하고 있다. 언론 자유를 제한하는 이 법안은 6일 참의원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아사히신문 제공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 등 영화감독과 배우 269명은 3일 ‘특정비밀보호법안에 반대하는 영화인 모임’을 만들고 팬들에게 법안 반대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법안이 알 권리를 빼앗고 표현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어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마스카와 도시히데(益川敏英) 나고야(名古屋)대 특별교수 등 학자 31명도 지난달 28일 법안에 반대하는 모임을 만들고 “인권과 평화주의를 위협하는 법안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이 블로그에 올라간 뒤 1주일이 지나자 학자 2006명이 성명에 동참했다. 도쿄신문은 학자들이 분야를 뛰어넘어 하나의 정치 문제에 대해 반대를 표명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4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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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법안에 반대하는 응답은 50%였고, “찬성한다”는 답은 25%에 그쳤다. 하지만 아베 신조 정권은 법안 처리를 강행할 방침이다. 이미 국회에서 통과돼 4일 설립된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가 미국 NSC 등 각국 유사 조직과 원활하게 정보를 교환하려면 정보 누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4일 국가안전보장특별위원회에 출석해 “특정 비밀을 정할 때 타당성을 체크하기 위해 정부 내 차관급의 감시위원회를 설치하겠다”며 보완책을 내놓았다. 또 “법률 공포 후 정보 보호 및 공개, 공문서 관리 등을 위한 ‘정보보전자문회의’도 만들겠다”고 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는 아베 총리의 의지가 강해 법안은 6일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여당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 특정비밀보호법안 ::
일본의 국가안보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방위, 외교, 테러 관련 정보를 ‘특정비밀’로 지정하고 이를 유출한 공무원을 최고 징역 10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 비밀 유출을 교사한 사람도 5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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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