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수도권]그곳은 독서천국… 10분만 걸으면 도서관

입력 | 2013-11-14 03:00:00

관악구의 ‘지식복지’ 실험




서울 관악구 내 다양한 특색을 가진 도서관들이 주민들이 책을 읽고 어울리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영유아를 위한 ‘책이랑 놀이랑 작은도서관’(왼쪽)과 다양한 시집을 보유한 ‘관악산 시 도서관’(오른쪽)의 모습. 관악구 제공

서울 관악구 행운동 주민 이영란 씨(34)는 요즘 다섯 살과 16개월 된 두 딸을 데리고 매일 오후 동네의 ‘책이랑 놀이랑 작은도서관’을 찾는다. 알록달록한 놀이기구와 어린이 도서 5500여 권으로 꾸며진 이곳에 아이들이 푹 빠졌기 때문이다.

낡은 복지센터 건물 2층을 리모델링해 만든 도서관은 잘 꾸민 어린이집 같다. 중앙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대형 놀이기구가 놓여 있다. 아이들은 바닥에 깔려 있는 유아용 매트 위 여기저기서 책을 보고 있었다. 11일 도서관에서 만난 이 씨는 “유치원이 끝나면 아이들과 곧장 도서관으로 온다”며 “아이들이 책을 놀이처럼 쉽게 접하면서 동시에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관악구의 재정자립도는 서울시내 25개 구청 중 17위. 재정자립도가 높은 다른 자치구처럼 주민들을 위해 큰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때문에 ‘걸어서 10분 거리 작은도서관’을 목표로 누구에게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동네 작은도서관을 확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관악구가 운영하는 구립 작은도서관은 21개, 주민센터에 설치된 새마을문고와 학교도서관까지 포함하면 관악구 내 도서관은 총 111개에 이른다.

2011년 관악산 입구에 들어선 ‘관악산 시(詩) 도서관’은 매표소로 사용하던 낡은 공간을 개조한 것. 시가 외면당하는 요즘 국내외 시집 4100여 권을 보유한 독특한 공간이다. 주말이면 이 도서관은 관악산과 시를 한꺼번에 즐기려는 등산객들로 북적인다.

구청 청사 구석을 활용한 ‘용꿈꾸는 작은도서관’은 도서 1만2000여 권과 열람석 70석을 구비했다. 11일 찾은 이 도서관 열람석은 빈 자리가 없었다. 주민들이 계단 구석구석까지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낙성대공원 안에는 빨간색 컨테이너 모양의 ‘낙성대공원도서관’이 들어섰다. 신림로3길 구립도서관 1층에는 취업 정보 관련 도서 1300여 권을 따로 모아놓은 취업도서관 ‘잡 오아시스’가 설치돼 취업 상담사가 상주하고 있다. 난우10가길 골목에는 낡은 경로당을 새로 단장한 ‘고맙습니다 하난곡 작은도서관’이 자리 잡았다. 어린이 도서 약 3200권과 다문화 어린이 및 부모를 위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으로 된 아동, 육아용 도서 80여 권을 비치했다. 도서관은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레 모이는 사랑방 역할을 한다. 책이랑 놀이랑 작은도서관의 김혜정 사서는 “유아와 부모들을 위해 운영하는 책 놀이 프로그램은 동네 부모들로부터 인기가 높아 신청자가 많다”고 말했다.

구내 도서관들을 연결해 주민들이 원하는 책을 쉽게 대출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됐다. 찾는 책이 없을 때 다른 도서관에 신청해 받아보는 상호대차 서비스, 도서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책을 예약해 지하철역에서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U-도서관 서비스’가 인기다. 예약한 책 배달이 완료됐다는 문자를 받으면 지하철 무인도서반납기를 이용해 책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다. 이 같은 관악구의 ‘지식복지’ 실험은 지난달 16일 일본 도쿄신문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이 신문은 어린이들이 책을 쉽게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과 취업정보까지 제공하는 점에 주목해 한국의 매력적인 지역 도서관으로 관악구 도서관을 꼽았다. 도서관 주소 등 자세한 정보는 관악구 통합도서관 홈페이지(lib.gwanak.go.kr) 참조.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