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크라트/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지음·박세연 옮김/488쪽·2만 원·열린책들
전 세계 부자 가운데 상위 0.1%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까. 세계적인 금융정보 전문매체 톰슨로이터의 편집장인 저자가 플루토크라트(Plutocrat)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플루토크라트는 그리스어로 부를 뜻하는 플루토스(Plutos)와 권력을 뜻하는 크라토스(Kratos)의 합성어. 부와 권력을 다 가진 부유층을 의미한다.
슈워츠먼의 생일 파티처럼 그들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부자인지 보여주는 가십만을 기대하는 독자라면 이 책은 번지수가 틀렸다. 저자는 오늘날 플루토크라트가 막대한 부를 거머쥐게 된 경제적 배경, 이들이 과거의 부자와 다른 점을 분석하며 자본주의가 돌아가는 상황을 거시적으로 보여준다. 상위 0.1% 부자들을 탐욕스러운 강도쯤으로 몰아가고 싶은 독자라면 역시 이 책은 번지수가 틀렸다. 저자는 “자본주의는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최고의 시스템”이라며 “세상에 자본가들이 필요하다는 믿음을 전제로 깔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플루토크라트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취하려 애쓴다.
최상류층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게 결국 무슨 소용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들을 알아야 지금의 자본주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