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기아차 사내 ‘R&D 아이디어 페스티벌’ 현장 가보니
현대자동차그룹은 10일 경기 화성시 장덕동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2013 연구개발(R&D) 아이디어 페스티벌’ 행사를 열었다. 올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니드 포 스피드’ 팀이 실제 차량에서 레이싱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전자제어 프로그램 ‘리얼레이싱 인 현대’가 설치된 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10일 경기 화성시 장덕동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 본관 앞에서 ‘2013 연구개발(R&D) 아이디어 페스티벌’ 행사를 가졌다. 2010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그룹 내 연구개발본부에서 차량 개발을 담당하는 연구원들이 미래 기술을 반영한 각종 아이디어를 실물로 제작해 선보이는 행사다.
○ 주차난을 해결해 줄 아이디어
참가팀들은 일상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참신한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왕의 귀환’팀의 유제훈 현대·기아차 통합안전제어개발팀 책임연구원(35)은 제품을 소개하기 전 “여러분이 오늘 당장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를 여기에서 해결해 주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왕의 귀환’팀이 5개월에 걸쳐 개발한 자동 주차 로봇 ‘주차의 제왕’은 마치 꽃게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빨간색 몸체 상하좌우에 18개의 바퀴를 단 로봇이 기아차 ‘쏘울’ 밑으로 들어가 차를 번쩍 들어올리자 관중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유 연구원은 “5분이 아까운 출근 시간에 사이드브레이크를 채운 채 앞을 가로막은 차들 때문에 낭패를 보는 일이 많았다”며 “일상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이 로봇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셔틀’팀 역시 인구밀집 지역의 고질적인 주차난 해소를 목표로 삼았다. 이 팀은 차체를 아예 접이식 구조로 변형해 좁은 공간에도 쉽게 주차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운동시간이 부족한 현대인들을 위한 작품도 나왔다. 차체에 페달을 달아 밟으면 동력을 충전시킬 수 있는 ‘힐링크루즈’가 그 주인공. 유모차, 킥보드 등에 전동 바퀴를 연결해 이동을 돕는 ‘E.U.M(이음)’도 관중의 눈길을 끌었다.
장애인, 노인 등 소외 계층을 위한 제품도 나왔다. ‘글러브’팀은 왜소증을 앓고 있는 장애인들이 핸들과 페달을 사용하지 않고도 차량을 이동할 수 있게끔 설계한 ‘글러브’를 선보였다. 이 제품에는 자이로센서, 블루투스 기술 등을 적용해 기계를 장착한 손의 움직임만으로 차량을 이동시킬 수 있다. ‘하이언맨’팀은 고령 운전자를 위한 착용식 주행 보조장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화성=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