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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경영지혜]익숙한 일에선 長考 끝에 惡手 두기 쉽다

입력 | 2013-10-10 03:00:00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를 둔다’는 잘 알려진 말이 있다. 너무 오래 고민해서 내린 결정은 오히려 패착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속담은 잘 아는 일이라도 항상 주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오랫동안 자세하게 따져봐야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조언이다. 어떤 상황에서는 심사숙고해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또 어떤 상황에서는 장고를 거듭하기보다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까.

스위스 바젤대 연구팀은 이런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실험을 했다. 연구자들의 실험 결과를 요약하면, 익숙한 일을 할 때에는 장고 끝에 악수를 둘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운전할 때나 밥을 먹을 때 등과 같이 익숙한 일을 수행할 때에는 장고하기보다는 즉각 판단을 내리는 게 더 큰 도움을 줬다. 실험실 상황에서 수많은 정보를 제공해 인지부하를 과도하게 느끼게 했을 때 익숙한 일과 관련해 한층 더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렸다. 실제 운전할 때 운전대를 어떻게 움직여야 하고 기어는 어떻게 넣으며 전방과 후방을 동시에 주의해야 한다는 절차를 지나치게 의식하면 오히려 안전운전에 방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규칙을 찾아내고 원리를 적용해야 할 때에는 가급적 인지부하가 많이 걸리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심사숙고할 시간을 갖고 머리를 써가며 주의 깊게 의사결정을 해야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정보가 넘치는 현대에서는 사람들이 만성적으로 인지부하에 걸려 있다. 너무나 많은 미디어가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뇌의 정보처리 역량에 한계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인지부하에 걸린 상황이라도 의사결정이 반드시 잘못된다는 보장은 없다. 익숙한 일을 할 때는 오히려 인지부하가 많이 걸리면 더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안도현 소셜브레인 대표 dohyun@socialbrai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