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
현재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KAMD 계획은 패트리엇미사일(PAC-3)과 해상방어체계에 의존하고 있다. PAC-3는 미사일 고도 15km, 거리 30km 이내에서만 요격이 가능하므로 광범위한 지역방어는 불가능하며 대응시간도 5초 이내로 극히 짧다. 원래 PAC-3는 비행장 방어용이다. 해상방어체계는 어떤가? 세종대왕함에는 적 잠수함, 항공기, 일반 미사일, 탄도미사일(스커드, 노동, 대포동)을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적 탄도미사일 방어다. 세종대왕함은 지난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은하3호) 발사 때 뛰어난 탐지·추적능력은 보여주었으나 요격할 미사일, 즉 알맹이는 없었다. 왜 세종대왕함은 아직까지 요격 유도탄을 보유하고 있지 못할까?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의 비행단계는 발사·추진단계(상승단계), 중간비행단계(상층·고도 100km 이상), 종말단계(하층)의 3단계로 구분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중 가장 유용하고 경제적인 시스템은 미국 일본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SM-3 요격 유도탄을 이용한 상층방어시스템이다. 상층방어시스템은 미사일 비행시간을 길게 포착할 수 있어 북한 노동미사일(300∼1500km)의 경우 400km 거리에서 발사하면 150초의 요격시간이 가능하다. 그에 비해 하층방어에서 요격 가능한 시간은 10초 이내밖에 안 된다. 그래서 미국과 일본 이지스함에는 하층방어용 요격미사일이 없다. 미국은 우방국에 판매할 목적으로 하층방어용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는데 실패했다. 우리는 더이상 효율도 없는 하층방어 미사일에만 목을 걸고 기다릴 수 없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의 MD정책으로 SM-3 미사일을 우리에게 판매하지 않았다. 대한민국도 중국을 의식해 미국의 MD정책에 가입을 못하다 보니 지금까지 답보상태에 머물게 된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SM-3를 보유하는 것은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MD정책과 무관하다. KAMD의 목적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대한민국 생존의 방어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세종대왕함에는 요격 유도탄(SM-3)만 탑재하면 별도의 시설이나 병력의 추가 소요 없이 바로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 SM-3 한 발 가격이 150억 원인 것은 다소 비싼 감도 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150억 원은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다. 완벽한 KAMD를 위해 SM-3를 세종대왕함에 조속히 탑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