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만화 ‘영년’ 낸 박흥용 작가
19일 서울 수유동 작업실에서 만난 박흥용 만화가.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내 파란 세이버’의 만화가 박흥용 씨(54)가 신작 ‘영년(零年·김영사on)’으로 돌아왔다. 이번의 화두는 국가와 복지다. 1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세상에 두려움과 공포를 느낀 사람들이 새 세상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피란길에 마을 사람이 꾸린 공동체에서 이상적인 국가 모습을 고민해 봤다”고 말했다.
그는 2001년 ‘그의 나라’에서 국가 간 전쟁 속에 개인이 누려야 할 삶의 공간이 짓밟히는 야만성을 고발한 바 있다. 이번엔 독자의 피부에 와 닿게 6·25전쟁 때 한 마을의 이야기로 응축했다. ‘0년’으로 제목을 단 이유도 국가의 정체성을 처음으로 돌아가 고민해 보자는 것.
뜻이 좋아도 만화는 읽혀야 한다.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비장의 무기는 돌팔매. 박 씨는 철저한 고증을 거쳐 이를 올 컬러 지면에 담았다. 역동적인 동작으로 던진 돌이 날아가 상대에게 묵직하게 꽂히는 장면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총 5권으로 완간할 예정인데, 시종일관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돌팔매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살려내겠다고 했다.
웹툰이 득세하는 세상, 단행본 만화로 자신 있는지 물었다. “스크롤을 내리는 웹툰과 달리 독자가 책장을 넘길 때 딱 눈에 꽂히는 그림과 장치를 담았습니다. 책장을 넘기는 맛은 따라올 수 없어요.”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