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비리로 멈춘 원전 몫까지 떠안아… 원안위, 한울 원전 4호기 재가동 승인
전력거래소 전등 끄고 업무 전력수급에 초비상이 걸린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전력거래소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전등과 에어컨을 끄고 전력수급현황판과 컴퓨터 모니터만 켠 채 업무를 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올여름 최악의 전력난이 우려됐던 12일. 정부가 공공기관 냉방기 전면 가동 중단 등 초유의 대책들을 총동원하면서 전력위기의 첫 고비를 순조롭게 넘겼다. 잇따른 화력발전소 고장으로 이날 오전 한때 2011년 ‘9·15 정전사태’가 재연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됐으나 각종 절전 대책으로 전력수급에 숨통이 트인 것이다. 하지만 전력난은 광복절 전날인 1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긴장의 끈을 놓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최대 전력수요는 7367만 kW로 9일(7369만 kW)보다 적었다. 당초 순환단전 직전 4단계인 ‘경계’ 경보가 발령될 것으로 예상됐던 전력경보도 1단계인 ‘준비’가 발령되는 데 그쳤다. 예비전력이 160만 kW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안정적 수준인 390만∼480만 kW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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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효과’ 역시 전력수요가 당초 우려보다 크게 치솟지 않은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말 냉방기가 가동되는 쇼핑몰 등으로 나들이에 나섰던 직장인들이 회사로 복귀하는 월요일에는 냉방기 가동이 다른 요일에 비해 줄어든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국민들과 기업들의 전력난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져 전력 비상대책이 예상보다 큰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문제는 13, 14일도 무더위 속에 전력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화력발전소 가동 정지 등 예상치 못한 악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원자력발전소 부품 비리로 현재 전국 원전 23기 가운데 6기가 가동 정지되면서 화력발전소들은 몇 개월째 최대 출력으로 ‘풀가동’하는 상황이다. 초여름부터 지속된 전력난으로 계획했던 예방 정비조차 건너뛴 화력발전소들이 5월부터 잇따라 고장을 일으키며 정지와 재가동을 반복하고 있다.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2011년 9월 정비 도중 증기발생기 전열관에 결함이 발견되면서 가동을 멈췄던 한울 원전 4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했다. 100만 kW급인 한울 4호기는 14일 오전 10시부터 가동을 시작해 21일 오후 3시경 최대 출력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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