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털값 올라 겨울패딩값 올리자니 “가격거품 비난 또 불거질라” 우려캠핑업체 ‘스노우피크’는 인하 결정
얼마 전까지 아웃도어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다운패딩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중국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거위털 공급량이 줄어 원가가 30% 정도 올랐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었다. 실제로 최근 코오롱은 다음 달 시판할 예정인 다운패딩의 가격을 지난해보다 4∼5% 올리기로 했다. 블랙야크도 신상품 가격을 5.9%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12일 아웃도어업계에 따르면 스노우피크의 가격 인하 이후 많은 업체가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 쪽으로 돌아섰다.
네파는 ‘중·경량 구스다운’ 제품 가격을 평균 5%가량 인상하는 대신 가격이 50만 원 이상인 ‘헤비다운’ 제품 가격은 지난해와 똑같이 유지하기로 했다. 이런 ‘이중 전략’ 역시 여론의 반응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다운패딩 제품은 아웃도어업계의 효자상품으로 전체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한다. 강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겨울에는 일부 헤비다운 제품이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웃도어업계는 2011년 패딩 제품에 대한 고가 정책이 가격 거품 논란을 불러일으킨 후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다. 올해는 겨울에 혹한이 다시 찾아온다는 예보로 호황이 예상되는 데다 원자재 가격까지 오르자 자연스레 가격 인상이 이슈가 되는 분위기였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주요 업체들은 미리 싼 가격에 다운 물량을 확보해 둬 실제 원가 인상요인은 업계 주장보다 적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