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200년 전에 나온 영국의 여성작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네 가지가 다 없는 똑똑한 여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등 신랑감을 사로잡게 된다는 소설이다. 순정만화의 고전 ‘캔디’의 클래식 버전 같은 내용이어서 동서고금을 넘어 여성들의 사랑을 받는다. 더구나 소설의 결말은 도덕적 지적으로 뛰어난 인물이 가장 큰 축복과 행복을 차지하고, 나쁜 사람은 적절한 징벌을 받는 ‘사필귀정’이어서 책을 덮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2007년 영국 독자들이 가장 귀중한 책으로 ‘오만과 편견’을 꼽은 것도 이 때문일 듯하다.
▷영국 중앙은행(BOE)이 현재 10파운드 지폐 속의 인물인 찰스 다윈을 2017년부터 제인 오스틴으로 바꾼다고 24일 발표했다. 영국은 유럽연합(EU)에 속해 있으면서 유로 아닌 자국 화폐를 쓴다. 현재 5파운드 지폐 속의 주인공이 여성운동가 엘리자베스 프라이인데 내년부터 윈스턴 처칠로 교체하면서 여성이 들어간 지폐가 사라지는 데 대해 여성계의 반발이 거셌다. 역대 영국 지폐에 등장한 여성은 프라이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두 명뿐이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