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모스크바 세계선수권 격돌 게이, 100m 시즌 최고기록 상승세… 볼트, 200m 앞서지만 예년비해 부진
‘번개’ 우사인 볼트(27·자메이카)가 지켜온 스프린트 제왕 5년 아성이 무너질 것인가.
8월 1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막하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볼트와 타이슨 게이(31·미국)가 벌이는 ‘총알 탄 사나이’ 대결이 관심을 끌고 있다. 게이가 이번 시즌 들어 상승세를 타면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단거리 3관왕(100m, 200m, 400m 계주)을 시작으로 5년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석권한 볼트의 입지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이는 5월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열린 대회 남자 100m에서 9초86을 끊은 데 이어 6월 21일 미국 아이오와 주 디모인 대회에서 9초75의 시즌 최고기록을 세웠다. 5일 스위스 로잔에서도 9초79를 찍었다. 반면 볼트는 6월 21일 킹스턴에서 세운 9초94가 100m 시즌 개인 최고기록이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세운 9초58의 세계기록에 한참 처진다.
볼트 등장 이전에 스프린트 킹이었던 게이로서는 올해가 볼트를 넘어설 절호의 기회다. 게이는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에서 스프린트 3관왕에 오르는 등 주가를 높이고 있었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 때 볼트가 단거리 3관왕을 차지하면서 판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2011년 대구 세계선수권 때 게이는 부상으로 출전도 못했고 지난해 런던 올림픽 때도 볼트에게 다시 스프린트 3관왕을 내줬다. 볼트는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서 단거리 3관왕 2연패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게이는 어느 때보다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고 볼트는 런던 올림픽 제패 후 안일함에 부진을 보이고 있다. 과연 세계선수권에서는 누가 웃을까.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