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대문 ‘푸드 캐피털’ 디자인한 카림 라시드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 씨가 디자인한 서울 동대문 롯데피트인 ‘푸드 캐피털’ 전경. 라시드 씨 특유의 기하학적인 기호와 곡선이 미래적이면서 동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라시드 씨는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대홍기획 제공
라시드 씨는 최근 본보와 가진 e메일 인터뷰에서 “일반적인 푸드코트는 서로 다른 간판, 식탁, 의자가 여기저기 많아 혼란스럽다”며 “‘푸드 캐피털’은 쉽게 눈에 띄고 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카드, 현대자동차, 한화그룹, 행남자기 등 한국 기업들과 가장 활발히 협업하는 디자이너로 꼽힌다. 라시드 씨는 “한국은 디지털 통신이 잘 발달한 나라이고, 나는 최대한 미래적이면서 디지털 시대가 우리를 에워싸는 듯한 디자인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잘 맞는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라시드 씨는 “이탈리아인들은 수정 작업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자세한 도면을 원하지만 한국인들은 먼저 디자인을 채택한 뒤 때때로 사전 동의 없이 디자인 작업을 변경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물은 내 이름으로 언론에 공개되기 때문에 서로 충분히 대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한국 기업들의 프로젝트는 늘 혁신적이고 환상적이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도전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더 있을까. 그는 “현대자동차의 전기차”라고 답했다. 거대한 도시를 현혹시킬 만한 ‘전기 마차’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국 뉴욕에 사는 라시드 씨는 하루에 10여 개 프로젝트의 디자인 작업을 한다. 그는 늘 40여 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할 정도로 각국에서 의뢰한 작업을 수행하느라 1년의 절반은 해외에서 보낸다. 글로벌 기업들이 꾸준히 그를 찾는 이유가 뭘까.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