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전북 연결하는 노령터널 뚫려시속 350km 최신형 열차 운행되면서울∼광주 1시간32분 ‘반나절 생활권’
호남고속철도에 투입되는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 해무는 서울과 광주를 1시간 30여 분에 주파해 전국을 ‘1시간대 생활권’으로 연결한다. 동아일보DB
○ 2014년 개통 목표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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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광주 송정 구간 공사를 2014년까지 마칠 경우 서울 용산에서 광주까지 이동시간이 기존 2시간 30분에서 1시간 32분으로 단축된다. 2단계 구간이 개통되면 서울∼목포 간 운행시간도 1시간 50분으로 줄어든다. 오세영 한국철도시설공단 호남본부 건설처장은 “이르면 내년 7월부터 1단계 구간에 실제 고속열차를 투입해 시운전을 하게 된다”며 “사고가 발생하면 그만큼 공사기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안전시공을 최우선에 두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최신형 열차 투입
내년 말 오송∼광주 송정 구간이 예정대로 개통되더라도 경부고속철(2004년 3월 개통)과 비교하면 무려 10년이 늦은 것이다. 하지만 궤도와 열차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호남선 KTX는 평균 시속이 350km로, 경부선보다 50km 빠르다. 일부 구간에서는 한국형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가 최고 시속 400km로 달릴 수 있도록 건설된다. 초고속 구간은 공주∼익산 28km(하행선), 익산∼정읍 28km(상행선)다.
투입되는 최신형 열차는 현행 ‘산천’보다 좌석이 늘고 좌석 사이 간격도 훨씬 넓어진다. 좌석 규모는 산천보다 47석(10량 기준)이 많은 410석이며, 전후 좌석 간 넓이는 기존 KTX 대비 7.5cm, 산천 대비 5.7cm가 넓어진다.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 경부고속철도와 더불어 국내 양대 기간망으로 교통 및 생활의 한 축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로 혼잡 해소 효과는 물론이고 물류수송 편의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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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고속철도인 경부고속철도는 속도 혁명을 이끌었지만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과 경험 부족으로 해외기술 의존도가 높았다. 서울∼대구를 잇는 1단계 구간은 대부분 프랑스에서 수입한 자재를 사용했다. 호남고속철도는 경부고속철도 사업을 통해 18년간 축적한 기술을 쏟아부어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기술로 제작된 제품들이 사용됐다. 전기 분야인 전차선 자재를 100% 국산화해 기술 자립은 물론이고 전기 신호 통신 등 시스템 분야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1단계 구간 중 최대 난관인 노령터널(총연장 4.3km) 공사에는 최신 공법이 사용됐다. 터널 아래 호남고속도로를 오가는 자동차 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도로 기능을 할 수 있는 비개착특수공법(NTR)이 쓰였다. 상부 지장물과 주변 지반의 영향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강관을 이용해 지하에 큰 지붕과 구조물을 갖추고 수평으로 파고 들어가는 방식이다. 노령터널은 터널 위에서 원지반까지 두께가 20m 이하인 저토피 구간과 화산재가 뭉쳐져 만들어진 응회암이 고루 있어 특수그라우팅 및 터널 안팎 보강시공으로 한 건의 사고도 없이 뚫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은 호남고속철도는 국산화와 국내 기술을 대거 적용해 수입 대체 효과가 895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