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락 사회부 기자
그런데 울산시가 전망대 옆에 85억 원을 들여 인도교를 만들기로 하면서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태화강을 쉽게 건너도록 한다는 목적이지만 전망대에서 1.3km 밑에는 십리대밭교가, 2km 위에는 삼호교가 있다. 또 전망대 옆에는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뗏목도 있어 태화강을 건너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 적잖은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인데도 시는 여론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고 예산을 책정했고 시의회도 그냥 넘어갔다. 인도교는 내년 2월 설계를 마친 뒤 2015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울산공단과 인접해 입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울산시립도서관. 진입도로의 폭은 22m가 적당하다는 게 용역회사의 판단이지만 몇몇 자문위원은 두 배 이상 확장을 요구했다. 그럴 경우 사업비는 당초 470억 원보다 90억 원이 더 든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KTX 울산역 이용객이 2025년부터 감소할 것이라는 한국교통연구원의 수요조사 결과를 토대로 울산역 확장 계획을 보류했다. 하지만 시는 울산역 바로 앞에 4500억 원을 들여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환승센터 옆에는 1375억 원을 들여 전시컨벤션센터도 짓기로 했다.
‘부자 도시’로 불리는 울산도 경기침체 여파로 올 들어 세수가 급감하고 있다. 5월 말 현재 거둔 세수는 4824억 원. 지난해 같은 기간의 5509억 원보다 12.4%가 덜 걷혔다. 이러다간 올해 세수 목표액(1조200억 원)을 채울지 불투명해 예산을 조금이라도 아껴야 할 상황이다. 울산시는 이 같은 사업과 투자가 세금을 내는 기업과 시민의 공감 속에서 추진되는지부터 돌아봐야 할 때다.
정재락 사회부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