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한국 전 배드민턴대표팀 감독이 신생팀 MG새마을금고 초대 사령탑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이후 공백기를 거친 그로선 복귀전이기도 했다. 성 감독이 25일 제56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5일째 경기가 펼쳐진 전남 여수 흥국체육관에서 카메라 앞에 섰다. 여수|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신생팀 ‘MG새마을금고’ 사령탑으로 돌아온 성한국 감독
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 5일째
대표팀 감독 낙마 후 1년만에 코트 복귀
베테랑 이현일·박성민 활약에 데뷔전 승
“새 팀, 더 강하게 최선 다하는 팀 만들 것”
어떤 종목에서든 전설이 된 슈퍼스타들도 데뷔전 때는 가슴이 두근두근 떨렸다고 추억한다. 그리고 공백기를 보낸 뒤 치르는 복귀전은 데뷔 때보다 더 긴장된다고 한다. 만약 데뷔전과 복귀전을 동시에 치른다면, 그 마음은 어떨까. 데뷔와 복귀를 동시에? 얼핏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새로운 팀의 창단 감독이라면 가능해진다.
3월 창단한 MG새마을금고는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56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 일반부 단체전을 통해 팀 데뷔전을 치렀다. 25일 당진시청과 벌인 데뷔전에서 MG새마을금고는 베테랑 이현일과 박성민, 한토성, 정영근의 활약으로 3-1 승리를 거뒀다. 이현일과 박성민이 단식에서 각각 승리했고, 한토성-정영근이 4복식에서 이겨 팀의 데뷔전에서 승리를 일궜다. 성 감독도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현역시절 한국배드민턴 단식 스타였던 성 감독은 국가대표팀에서 코치로도 지도력을 인정받으며 ‘준비된 차기 국가대표 감독’으로 꼽혔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이 끝나고 김중수(53) 전 감독이 용퇴하자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고, 차근차근 런던올림픽을 준비했다. 그러나 여자복식에서 중국의 고의패배 꼼수에 휘말렸고, 허무하게 낙마했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던 그는 깊은 침묵의 시간을 보낸 뒤 MG새마을금고 창단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데뷔전에서 승리한 성 감독은 “팀의 데뷔전이라서 그런지 긴장이 되기도 했다. 생각보다 선수들이 잘해줬다. 앞으로 자율적이면서도 항상 힘이 있고 활력이 넘치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생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승리, 성 감독이 런던에서 정말 하고 싶었던 진짜 승리였다.
런던올림픽 당시 주요 외신은 중국의 황당한 져주기 경기를 날카롭게 비난했고, 한국을 동정했다. 고의패배가 가능하게 바뀐 룰이 가장 큰 문제였다는 지적도 많았다. 성 감독은 “있을 수도,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었다. 펼치고 싶었던 것이 많았는데…. 이제 새로운 팀을 더 강하게, 최선을 다하는 팀으로 만드는 데 모든 힘을 다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여수|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