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상반기 성장세 뚜렷… 태국·사우디 등 하반기 진출 기대
아시아 지역 수주 확대로 상반기 ‘선방’
올해 상반기 한국 건설사들의 선방에는 무엇보다 아시아 지역의 공이 크다. 올해 국내 건설사가 아시아 지역에서 수주한 프로젝트 규모는 102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54억3000만 달러)보다 88%나 늘어났다.
삼성물산이 57억9000만 달러 규모의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태평양·북미 지역의 수주액도 61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1300만 달러보다 470배가량 급증했다. 유럽 지역도 2억6000만 달러에서 4억7000만 달러로 1.8배 늘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중동시장 수주가 주춤하는 대신 아시아 건설시장 수주가 꾸준하게 늘어나면서 상반기 수주액이 지난해보다 늘어났다”면서 “업계의 지역·공종 다변화 노력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나고 있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건설사들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도 잇따랐다. SK·GS건설 컨소시엄은 2월 베트남에서 NSRP 정유프로젝트를 21억 달러에 따냈다. 현대건설은 3월 아랍에미리트에서 SARB 유전 개발 공사(PKG4)를 18억9441만 달러에, 우즈베키스탄에서 탈리마잔 발전소 확장 공사를 8억2443만 달러에 각각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2월 말레이시아에서 프라이 1071MW 가스화력발전소(IPP)를 6억1131만 달러에 수주했다.
다만 아시아 건설시장이 중동 건설시장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치인 700억 달러 달성은 결국 하반기 중동 시장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올해 몇몇 건설사가 해외 건설현장에서 대규모 손해를 입으면서 과거와 달리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물론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활동에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올해 700억 달러 수주가 무난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건설업체가 손해를 본 물량은 2010∼2011년 경쟁적으로 수주했던 프로젝트”라며 “원가율을 철저히 따지는 방향으로 이미 수주전략이 변화한 지 오래다”라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