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파로호-평화의 댐
파로호를 따라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에서 평화의 댐까지 운항하는 물빛누리호. 매주 토·일요일과 공휴일 하루 두 차례 왕복한다. 화천군 제공
파로호 상류에는 남북 분단의 상징물이 된 ‘평화의 댐’이 있다. 북한의 수공(水攻)에 대비해 만들었지만 위협이 부풀려졌다는 이유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평화의 댐은 안보 관광지로 관광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 물빛누리호 타고 파로호 유람할까
평화의 댐 바로 옆에는 2009년 조성된 ‘평화의 종 공원’이 있다. 이곳에 설치된 평화의 종은 높이 5m, 폭 3m, 무게 37.5t에 이른다. 이 종은 화천군이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고 화천을 평화의 땅으로 알리기 위해 제작했다. 평화의 종을 세계 분쟁지역 30개국에서 수집한 탄피와 종을 녹여 만든 것도 이 같은 의미가 포함돼 있다. 타종하려면 1인당 500원을 내야 하는데 화천군은 이 수익금을 에티오피아 6·25전쟁 참전용사 자녀들을 돕는 데 사용한다.
평화의 종 옆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달라이 라마, 미하일 고르바초프 등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핸드프린팅이 전시돼 있다. 올해 1월 아웅산 수지 여사의 핸드프린팅이 12번째로 제작됐다. 이 밖에도 평화의 종 공원에는 29개국에서 보내 온 종들이 전시돼 있고 울림·평화의 정원 등이 조성돼 있다.
○ 청정의 땅 비수구미에서 쉬어볼까
평화의 댐에서 1.6km 떨어진 곳에 청정의 땅 ‘비수구미’가 있다. 계곡을 따라 원시림과 넓은 바위가 밀집해 휴양과 낚시를 즐기기에 좋다. 비수구미에는 차량용 도로가 개설돼 있지 않아 차로 들어갈 수 없다. 배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들어가야 하는 불편이 따르지만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자연과 한가로운 마을 풍경 등 ‘느림의 미학’을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 밖에 평화의 댐 인근에는 물과 댐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볼 수 있는 물문화관과 국민 가곡 비목의 고장임을 알리는 비목공원, 파로호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해산전망대, 월하 이태극 선생의 얼을 기리는 월하문학관이 자리 잡고 있다.
화천에 들렀다가 민물회나 매운탕, 막국수 맛을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파로호 주변에는 민물고기 음식점이 밀집해 있고 막국수 집에서는 여름철 별미인 초계탕을 내놓는 곳도 있다. 맛집에 대한 정보는 화천군 관광정보 사이트(tour.ih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21∼23일 평화의 종 공원과 붕어섬 등지에서는 제2회 세계 평화안보문학축전이 열린다. 또 다음 달 13일에는 평화의 종 공원에서 세계평화위령제 및 평화위령탑 건립 선포식이 이어진다. 김세훈 화천군 관광정책과장은 “물빛누리호 운영 등 관광객을 위한 시설이 생기면서 파로호와 평화의 댐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관광과 안보 교육을 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