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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19∼20세기 붉은 영웅들이 꿈꾼 세상

입력 | 2013-05-18 03:00:00

◇혁명가들/김학준 지음/852쪽·4만5000원/문학과지성사




현 시점에서 공산주의를 거론하는 것은 시대착오일 수 있다. 물론 몇몇 공산국가는 아직 남아 있긴 하다. 하지만 거의 자본주의나 진배없거나 봉건세습의 왜곡된 형태로 명맥만 이어갈 뿐이다. ‘진짜 공산주의 국가’는 사라졌다는 소리다.

그리 따지면 카를 마르크스나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꿈꿨던 이상사회는 존재한 적이 없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호불호를 떠나 공산주의는 19, 20세기를 뒤흔들었던 사상이었다. 그리고 그 붉은 깃발 아래엔 혁명의 투혼으로 세계를 변혁하려던 이들이 있었다.

‘마르크스에서 시진핑까지, 세계 공산주의자들의 삶과 죽음’이란 부제처럼 책은 다양한 공산주의 지도자들의 인물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일찍이 ‘러시아혁명사’를 집필한 저자는 오랜 기간 세계 현장을 누비며 이 방대한 작업에 천착했다.

1997, 98년 동아일보사에서 출간한 ‘붉은 영웅들의 삶과 이상’과 ‘동아시아 공산주의자들의 삶과 이상’의 합본이지만 상당한 분량을 개정 증보해 새로이 선보였다. 20세기 공산주의자 열전이라 분량은 만만찮다. 하지만 문장이 간결하고 매끄러워 읽을 맛이 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혁명가들에 대한 적확한 평가가 주는 삶의 교훈도 낙낙하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