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보리 품귀로 밀 대신 보리로 대체… 우리밀먹기운동-증산정책 직격탄 맞아
우리 밀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우리 밀 먹기 운동과 증산 정책에도 지난해 생산량에 비해 30%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밀 생산량 감소는 보리파동과 가공 및 소비 여건 빈약 등 각종 악재가 맞물려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보리파동, 밀 생산 감소 직격탄
한국우리밀농업협동조합은 올해 전국 밀 재배면적이 9000∼1만 ha에 생산량은 2만5000t 정도로 예상된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전국 밀 재배면적 1만3000ha, 생산량 3만7000t에 비해 3분의 1가량 줄어든 것이다.
우리 밀 재배면적(생산량)은 2000년 919ha(2339t)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생산 증대 정책에 힘입어 2009년 5000ha(1만8782t), 2010년 1만2548ha(3만9116t), 2011년 1만3044ha(4만3677t)로 늘어났다. 그러나 정부의 우리 밀 먹기 운동과 증산 정책이 보리 가격 급등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 가공·소비 여건 개선돼야
광주와 전남 지역은 전국 밀 생산량의 40∼50%를 생산하고 있다. 광주는 전국에서 유일한 우리밀산업특구다. 광주시는 우리 밀 사업을 지역 대표 향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광주시 우리밀광역클러스터사업단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의 평가에서 우수사업단에 선정됐다. 2009년 농식품부 지역전략식품산업 육성 사업으로 선정돼 2011년까지 3년간 국비 등 48억 원을 지원받았다. 우리 밀 제품 개발, 생산 기반 구축, 마케팅 등 사업을 추진해 밀 재배면적 확대, 우리 밀 산업화 등에 기여하고 있다. 광주는 나름대로 우리 밀 가공 및 소비에 노력하고 있지만 국내 여건은 열악하다. 국내 밀 생산량이 늘어나더라도 가공 및 소비 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015년 밀 자급률 10%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우리밀농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예전 우리 밀이 수입 밀에 비해 3∼4배 비싼 시절도 있었지만 최근 몇 년 새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2∼3배 수준이 됐다”며 “다양한 우리 밀 식품 개발과 공급, 소비자들의 안전한 우리 밀 선호 등이 맞물려야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