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신곡 최대 2400원까지… 장기하 신곡 가격은 “소비자 맘대로”
음원 구매자가 가격을 정하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백지수표 프로젝트’. 컴퓨터 화면 캡처
‘노래 1곡당 600원’이라는 음원 시장의 가격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기존 유통 방식을 깨는 새로운 서비스의 출현 때문이다. 정보기술(IT)과 디지털 신기술을 기반으로 마니아층을 겨냥한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지드래곤은 최근 신곡 ‘미치GO’(미치고)를 휴대전화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발매했다. 이 노래를 들으려면 ‘네이버 라인’에 가입하고 지드래곤과 ‘친구’를 맺은 뒤 ‘지드래곤 스티커’를 구입해서 보내야 한다. 스티커는 웹툰이나 만화 캐릭터를 활용해 다양한 감정을 상대에게 전할 수 있는 일종의 이모티콘. 일반적인 스티커의 가격은 1.99달러(약 2200원)지만 지드래곤 스티커는 2.99달러(약 3300원)이다. 스티커를 라인 메신저로 지드래곤에게 보내면 ‘미치GO’를 들을 수 있는 링크가 지드래곤에게서 날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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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은 아예 가격을 사는 사람이 정하게 했다. 지난달 29일 신곡 ‘좋다 말았네’를 현대카드 뮤직에 독점 공개하며 이런 전략을 택했다. 4일 오후 현재 1108명이 총 187만6942원을 냈다. 음원 1개에 한 명당 1694원을 지불한 셈이다. 2007년 영국 밴드 라디오헤드가 앨범 전곡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소비자에게 값을 매기게 했지만 매출은 공개하지 않았다.
여성 싱어송라이터 시와는 지난달 낸 신곡 음원 4개를 e메일로 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본보 3월 12일자 21면 CD없는 디지털음반 ‘시와, 커피’ 낸 싱어송라이터 시와
전문가들은 음악 시장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홍기 네이버 뮤직서비스팀 차장은 “아직은 스타성과 팬덤을 갖춘 소수 음악인의 실험으로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기존 음원 시장의 경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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