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예복
반면 신랑의 옷은 신부의 옷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신경 썼던 것이 사실이다. 결혼식의 또 다른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신랑은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턱시도’ 혹은 흰색 실크 턱시도면 됐다. ‘대충 빌려 입으면 된다’는 식이다 보니 신랑의 턱시도와 양복은 웨딩드레스 대여점에서 무료로 빌려 줄 정도였다. 몸에 맞지 않아 ‘남의 옷’ 입은 티가 나기도 한다. 그렇다고 결혼식 당일 외에 한두 번 입을까 말까 한 턱시도를 사서 입기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최근 패션에 관심 많은 남성이 늘면서 남성 예복 경향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나비넥타이(보타이)만 풀면 일상복으로 입어도 손색이 없는 정통 양복이 턱시도 대용으로 나오는 등 실용성을 강화한 것들이 최근 남성 예복의 ‘대세’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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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최근 제일모직 브랜드 ‘갤럭시’에서 나온 더블 재킷 스타일의 양복을 꼽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중후한 느낌이 나지만 체크나 줄무늬를 넣어 밋밋함을 없앴다. 무겁지 않게 보이기 위해 울이나 리넨-코튼 혼방 소재를 사용하는 등 캐주얼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소재를 썼다. 또 어깨 패드도 일반 턱시도에 비해 적게 넣어 ‘남의 옷’ 같지 않게 보이도록 했다. ‘남성 예복=검은색’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신뢰감을 주는 네이비 색으로 만들었다.
LG패션의 브랜드 ‘마에스트로’도 이런 유행을 반영한 예복 ‘나폴리330’을 내놨다. 330단계의 공정을 거쳐 옷을 만들었다는 ‘나폴리330’은 접착식 천을 대지 않고 전체에 캔버스 심지를 대 이음선에 바느질을 한 ‘비접착식’으로 제작됐다. 소매와 몸통을 셔츠처럼 바느질로 연결해 무겁고 둔탁한 느낌을 없애는 등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지은 LG패션 신사캐주얼부문 크리에이티브디렉터는 “몸에 딱 맞고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투 버튼’ 스타일의 예복으로 제작했다”며 “멋과 실용성을 따지는 결혼 적령기의 젊은 남성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입는 법, 액세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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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형에 맞게 예복을 입는 것도 중요하다. 이은경 코오롱 캠브리지멤버스 디자인실장은“ 옷 고르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깨”라며 “어깨와 소매가 닿는 부분이 맞아야 하고 입었을 때 어깨와 소매가 만나는 둘레 부분이 주름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복의 착용감을 잘 나타내 주는 가슴 부분은 재킷 단추를 잠근 상태에서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여유가 있어야 보기 좋다. 이 실장은 “바지 길이는 바짓단을 접어 입을 때는 복사뼈 바로 아래로 하고 바짓단을 접지 않을 경우 복사뼈와 발의 중간쯤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