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스포츠동아DB
“바깥에선 ‘전력이 약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승부를 해야만 하는 우리들은 다르다. 약한 것을 알아도 지는 것은 싫다. 감독님은 오죽하겠는가?”
31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는 이렇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김응룡 감독을 비롯해 김성한, 이종범 코치 등 해태시절 왕조를 구축했던 한화 코칭스태프는 지거나 동정 받는 데 익숙하지 않다. 김 코치는 30일 개막전을 마치고 “잠을 잘 못 잤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심기를 두고는 요즘 유행하는 말을 인용해 “멘붕(멘탈 붕괴)이신 것 같다”고 전했다.
30일 개막전, 4-0으로 앞서던 경기를 뒤집혔다. 9회초까지 5-4로 앞서다 5-6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롯데 전준우의 평범한 타구가 3루를 맞고 튀는 순간, “덕아웃에 냉기가 돌았다”고 한화의 한 선수는 고백했다. 그런 불운에 미리 불안해해야 하는 기운이 이 팀에 떠돌고 있다. 개막전의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31일도 똑같이 9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수비마저 미덥지 못했다. 유격수 이대수, 우익수 김태완의 아쉬운 수비는 31일 6회 대량실점(5점)의 빌미가 됐다. 3회 이학준의 1루 견제사가 나오는 등 집중력에서도 결함을 드러냈다. 포수는 도루를 잇달아 허용했다. ‘NC보다도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한화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