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최근 3시즌 1596경기 분석무사 1루 때 득점, 강공 때보다 낮아
동아일보가 2010∼2012년 3시즌 동안의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를 시도했을 때 득점할 수 있는 확률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1596경기 2만8457이닝 동안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를 댄 것은 1523번이었으며 이 중 42.4%(645번)가 득점에 성공했다. 반대로 강공을 선택한 5923번 중에서는 41.6%(2463번)가 점수를 올렸다. 희생번트가 득점 확률을 0.8%포인트 올린 것이다.
그런데도 감독들은 갈수록 번트 사인을 내기 바쁘다.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가 나온 비율은 2010년 17.6%에서 지난해 22.6%로 늘었다. 같은 기간 리그 평균 득점은 4.98점에서 4.12점으로 줄었다. 모든 팀이 ‘점수 적게 내기’ 경쟁에 뛰어든 셈이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2010년 이후 모든 팀 감독이 바뀌었다. 감독들은 자신이 경기에서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증명하려 한다.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번트만 한 게 없다”고 말했다.
올 시즌은 홀수(9개) 구단 체제. 휴식일을 앞두고 감독들이 불펜을 총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막판까지 1, 2점 승부가 계속되면 번트도 더 많이 나오는 게 당연지사. 그런데 한국보다 희생번트가 더 빈번한 일본 프로야구는 관중 감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