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우승 정남균 코치… 국내남자 1위 성지훈 조련
2013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4회 동아마라톤 엘리트 국내부 남자 1위를 차지한 성지훈(한국체대·왼쪽)과 지도자상을 받은 정남균 한국체대 코치가 시상식이 끝난 뒤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성지훈(22·한국체대)이 17일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4회 동아마라톤 엘리트 국내 남자 부문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한 데는 이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정남균 한국체대 코치(35)의 조언과 믿음이 큰 도움이 됐다. 정 코치는 한국체대 소속이었던 2000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1분29초의 기록으로 국내 선수는 물론 외국 선수들까지 모두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훈련할 때는 엄격하지만 평상시에는 친형처럼 따뜻한 정 코치를 믿고 힘든 동계훈련을 견뎌낸 성지훈은 한국체대 출신으로는 정남균 이후 13년 만에 엘리트 국내 남자 부문에서 1위를 했다.
2시간12분53초의 기록으로 골인한 성지훈은 “김복주 한국체대 교수님과 정 코치님의 지침에 따라 식단 조절을 철저히 하고 훈련을 착실히 받은 것이 1위를 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번이 풀코스 완주 4회째인 그는 “2011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웠던 개인 최고기록(2시간18분27초)을 같은 대회에서 경신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를 앞둔 성지훈에게 “레이스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뛰어라”고 조언을 했다는 정 코치는 “내가 우승했던 대회에서 후배가 또다시 좋은 성적을 내면서 한국체대가 국내 마라토너의 산실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성지훈에게 대회가 끝났으니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는 “식이요법 하느라 일주일 동안 쇠고기와 국수만 먹었다. 빵이 너무 먹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정 코치는 이날 후배들을 잘 지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도자상을 받았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