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엔 평양의 비수… 南엔 서울의 보루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서해 최전방 지역 섬들의 포병부대를 잇달아 방문해 백령도와 연평도를 직접적으로 위협한 것은 이 지역의 전략적 가치를 그대로 보여준다.
북한이 황해도의 해안과 내륙지역에 함정과 전투기 등 해·공군 전력의 60%와 지대함미사일, 해안포를 집중 배치한 것도 유사시 서북도서를 철저히 견제하기 위해서다.
백령도와 연평도는 북한에 ‘목과 허리’를 겨누는 비수에 비유된다. 북한이 전면남침을 감행할 경우 두 섬은 아군의 결정적 반격을 위한 북한 상륙작전의 전초기지이기 때문이다. 유사시 백령도와 연평도에 주둔 중인 6000여 명의 해병대 병력은 미 해병대와 함께 상륙함과 상륙돌격장갑차, 상륙헬기 등 한미연합 전력의 지원 아래 10∼20여 km 떨어진 북한의 서해지역에 대규모 상륙작전을 감행하게 된다. 그 후 최단 시간에 북한의 심장부인 평양까지 진격해 북한의 지휘부를 타격함으로써 북한군의 전쟁 수행 의지를 꺾는 임무를 맡게 된다. 북한으로선 두 섬이 ‘목에 가시’ 같은 존재인 것이다.
김정은은 집권한 뒤 서북도서를 겨냥한 전력 증강과 훈련에 몰두해 왔다. 황해남도 비파곶 기지에 특수전 부대인 해상저격여단 3000여 명을 배치하고, 남포 인근 무인도인 초도 앞바다에서 서북도서 기습 점령을 가정한 대규모 합동상륙 훈련도 여러 차례 실시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은 서북도서 기습 점령을 노린 실전 연습으로 봐야 한다. 언제 비슷한 도발을 또 저지를지 모른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