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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검열관도 푹 빠졌던 1960, 70년대 추억의 걸작

입력 | 2013-03-04 03:00:00

방영진 작 ‘약동이와 영팔이’-김원빈 작 ‘주먹대장’
만화걸작선 18, 19번째 시리즈로 복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한국만화걸작선 시리즈 18, 19번째 작품으로 복간한 ‘약동이와 영팔이’와 ‘주먹대장’.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제공

명랑만화 ‘약동이와 영팔이’(1962∼1963)와 슈퍼히어로 만화 ‘주먹대장’(1973)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한국만화걸작선 시리즈의 18, 19번째 작품으로 복간됐다.

‘약동이와 영팔이’는 탐정만화 ‘탐정 약동이’를 그린 고 방영진 작가(1939∼1999)의 학생생활 명랑만화다.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던 작가는 증세가 악화돼 이불 속에서 등을 벽에 기댄 채 작업해 1부와 2부 20권씩 40권의 책을 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소장자가 작품 공개를 거부해 전권을 복간하지 못하고 일부만 5권으로 복간했다”고 설명했다.

만화는 1960년대 개성 있는 시골 학생들의 우정을 담았다. 시골 중학교에 전학 온 영팔이가 친구 약동이, 뚱뚱이, 홀쭉이를 만나며 시작한다. 중학생 시절 우정을 다진 이들 넷은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해 함께 자취하며 운동부에서 활약한다. 이들은 방학 때 시골에서 만난 부잣집 아들 남규가 학교 선배들에게 당하는 것을 보고 남규를 구해준다.

남규네 선배와 약동이 무리의 대결 분량이 1권에 달한다. 네 쪽 이상 연속해서 싸움 장면을 그릴 수 없었던 당시 검열 기준을 통과한 것은 검열관이 ‘약동이와 영팔이’의 열혈 애독자였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아기포졸’(1965) ‘별소년’(1966) ‘초록동’(1985)을 그린 고 김원빈 작가(1935∼2012)의 ‘주먹대장’은 태어날 때부터 한쪽 주먹이 유독 큰 주먹이가 나쁜 어른들을 물리치는 내용이다. 당시 극화 만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1958년 처음 세상에 나온 슈퍼히어로 만화다.

1965년 단행본 10권으로, 1973년 어린이잡지 ‘어깨동무’, 1992년 만화잡지 ‘월간점프’에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연재됐다. 이번 복간은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끌며 9년 동안 연재된 1973년 판을 기초로 했다.

주먹대장은 선과 악의 대결구도가 두드러진다. 어린이는 모두 선하게 등장하고, 어른은 대부분 악인이다. 주먹대장에게 ‘바르지 못한 어른’은 혼을 내거나 바로잡아야 할 계도의 대상이다.

12년째 진행되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한국만화걸작선 사업은 1950∼1980년대 인기를 끈 우리 만화 중에서 절판되거나 잊혀진 작품들을 발굴해 펴내는 작업이다. ‘엄마 찾아 삼만리’ ‘대야망’ ‘각시탈’이 이를 통해 복간됐다. 한국만화걸작선은 전국 주요 서점 및 온라인서점에서 판매된다. 권당 9800원. 032-310-3052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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