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이런 체계는 장수하는 것이 국가 경제에 부담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축복인 동시에 산업 활성화에 새로운 활력이 됐다. 인생 후반부에 대한 준비와 투자는 노후를 더욱 풍족하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인생의 가치를 높이고 아울러 삶의 총체적 행복을 늘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인구 고령화에 대비한 국민의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1988년부터 국민연금제도를 시행했다. 2005년 말에는 퇴직급여의 수급권을 강화하고 노후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노후 소득으로서 연금자산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아직 높지 않다. 2010년 민간 연구소에서 60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가장 중요한 수입원에 대해 조사한 결과 연금자산이라는 답변은 13.2%에 불과했다. 미국 67%, 일본 67.5%, 독일 84.3%에 비하면 매우 낮은 비율이다. 그 이유는 외국의 경우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에 길게는 10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려 비교적 점진적인 변화가 가능했지만 우리는 불과 26년으로 그 기간이 매우 짧다는 데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퇴직연금이 노후 소득을 보장하는 중요한 방편이 된다는 인식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광고 로드중
중소기업에 퇴직연금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가입 절차가 복잡하고 사용자에게 추가적 비용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규약 작성, 사업자 선정 등 제도 설계 단계에서만 몇 개월이 소요된다. 퇴직연금 가입 후에는 적립금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차등되는데, 적립금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 부담을 진다.
퇴직연금 가입 절차 등을 대폭 간소화하고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정부의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지원이 절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시장 논리로만 방치해 이들 사업장 근로자들이 퇴직 후에 재정 자립에 실패한다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신영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