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로 고통과 행복을 느끼며 20대의 마지막을 보낸 윤은혜는 30대에 펼쳐질 자신의 연기를 기대했다. 사진제공|더하우스컴퍼니엔터테인먼트
광고 로드중
■ ‘보고싶다’ 끝낸 윤은혜의 촬영 뒷이야기
비운의 여인 이수연 역에 과잉 몰입
첫 촬영땐 울음…내 욕심에 힘들었죠
입는 옷마다 불티…‘완판녀’ 비법요?
안 예쁜 얼굴 덕에 옷에 시선 몰린 듯
광고 로드중
열연 유승호에게선 남자의 향기 물씬
어깨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 같아 편안해보였다. 지난 두 달 동안 MBC 드라마 ‘보고싶다’의 이수연을 연기하며 치열한 시간을 보냈던 연기자 윤은혜(29)는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드라마 초반 아역 김소현의 열연에 예상치 못한 질타를 받았지만 자신의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어 마지막까지 내달릴 수 있었다. 가수에서 연기자, 그리고 한층 더 성장한 연기자로 성장한 윤은혜는 곧 다가올 또 다른 변신을 기대하고 있었다.
‘보고싶다’는 윤은혜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을 변화시켰다. 일부는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줬던 윤은혜가 과연 상처를 안은 비운의 여인을 표현할 수 있을지 의심했기 때문이다. 김소현의 열연은 윤은혜에게는 분명 과제였다. 잘해야겠다는 열정이 과한 나머지 첫 촬영에서 울음을 터뜨렸고, 잠도 잘 이루지 못했다. 두렵고 무서워했다. 스스로를 “연기력 논란을 달고 산 사람이다”며 말문을 열었다.
“글쎄요. 뭔가 하나 더 얹은 느낌이었어요. 어린 친구들이 정말 잘해서. 잘해서 고마운데…, 너무 잘하더라고요. 하하! 첫 촬영날 제가 준비한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긴장감에 예민해져 있었어요, 욕심이 자신을 괴롭혔죠. 긴장하니 연출자 말도 잘 안 들리고 현장에서 감각이 살아난다는 칭찬의 낙으로 살았는데 그날은 정말 아니었어요.”
그렇게 호평과 혹평을 넘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윤은혜에게 ‘보고싶다’는 한 단계 성장할 기회를 안겨줬다.
“역시 시원섭섭해요. 연기자 입장에서는 완벽하게 마무리해도 아쉬운데 결국 쓰러져 마지막 회를 병원에서 봤으니 더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그리고 끝난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다가 ‘7급공무원’ 예고편을 보다 ‘어, 그럼 이제 우리 드라마 안 나오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광고 로드중
한편으로 윤은혜는 패션과 메이크업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해당 상품은 곧장 품절로 이어졌다. ‘완판녀’ 비법을 묻자 “좋은 카메라로 찍었기 때문”이라고 웃으며 “나는 솔직히 예쁘지 않아서 내 얼굴이 먼저 (대중의)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의상이나 화장품에 눈길이 가는 것 같다. ‘윤은혜도 어울리는데 나도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자신감을 주는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래도 윤은혜는 많은 여성 시청자에게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었다. 박유천, 유승호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았던 윤은혜는 “같이 있는 모습이 그냥 싫다”는 댓글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런 질투 속에서 박유천, 유승호와 맞춘 호흡은 만족감으로 가득했다. “(박)유천이는 센스가 있어서 굳이 맞춰보지 않더라고 잘 맞았다.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유)승호는 어리다고 여겼는데 너무 잘 하더라. 가끔 남자의 모습이 보일 정도로.(웃음) 감정신에서는 경험이 많지 않아 쑥스러워하기도 했는데, 유천이는 다르더라”며 웃었다.
‘단골’로 찾았던 예능 프로그램에 발을 끊은 이유에는 그 시간을 연기에 쓰고 싶은 마음이 컸다. 윤은혜는 “예능 프로그램은 즐거워야지 심각하면 안 되지 않느냐. 나는 아직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밝은 모습이 굳어지면 이수연 같은 캐릭터를 다시 맡기 어려울 것이다. 다양한 연기를 하고 난 10년 후에는 괜찮지 않을까”라며 한 이미지에 갇히는 것을 꺼렸다.
광고 로드중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