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과학연구원 윤성원 박사가 본 이상화 업그레이드 비결
체중은 2kg 줄고 최대근력은 그대로
몸 컨트롤 능력 좋아져 기술훈련 도움
허벅지·종아리 두께도 여전히 1위
근육 많다는 증거…운동능력 향상
보통 선수들의 1.2배 파워 원동력
○세계기록의 요인, 초반 100m 향상과 자세 안정화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감독으로서 이상화의 금메달을 조련한 대한빙상경기연맹 김관규(46) 전무이사는 기록 경신의 요인으로 2가지를 꼽았다. “초반 100m의 순발력이 좋아졌고, 스케이팅 자세가 안정됐다”는 것이다. 500m에선 초반 100m 레이스를 어떻게 펼치느냐가 호기록 수립의 관건으로 꼽힌다. 단거리이기 때문에 초반 100m에서 상대에게 뒤지면, 심리적으로 쫓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2010년에는) 초반 100m 기록이 10초3∼10초4였다. 하지만 지금은 10초2∼10초3 정도가 나온다. 단거리에서 0.1초는 대단한 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1일에도 이상화는 첫 100m를 전체 선수 중 가장 빠른 10초2에 통과했다. 더욱 안정화된 자세 역시 기록 향상에 도움을 줬다. 김 이사는 “금메달을 따기는 했지만, 밴쿠버 때 이상화의 자세는 완벽하지 않았다. 상체가 흔들리는 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부단한 기술훈련을 통해 최근에는 실수 없는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상대근력 증가→신체 컨트롤 능력 향상
기술이 좋아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상대근력의 향상이 있다. 상대근력은 해당선수의 최대근력을 체중으로 나눈 값이다. 체육과학연구원(KISS) 윤성원 박사는 “상대근력이 좋아지면, 자신의 몸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협응력(신경과 근육을 긴밀하게 조절하는 능력)이 발달하는 것이다. KISS가 2012년 7월 측정한 자료에 따르면, 이상화의 체중은 2010년보다 2kg이 줄었다. 그러나 최대근력은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체중 감량 시 체지방이 줄고, 근육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그 결과 이상화의 상대근력 수치는 364(%/kg)에서 378(%/kg)로 향상(3.85%)됐다. 상대근력의 증가는 신체조절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져, 기술훈련에도 큰 도움이 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관규 이사 역시 “초반 100m의 순발력 등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화는 밴쿠버올림픽 당시 화제가 됐던 강인한 몸과 체력 역시 유지하고 있었다. KISS가 2012년 7월 측정한 바에 따르면, 이상화의 대퇴부(허벅지)는 60cm(좌우동일)로 대표팀 내 다른 여자선수 평균(54∼55cm)에 비해 5cm 이상 두꺼웠다. 이는 24인치로, 날씬한 여성의 허리둘레와 비슷하다. 남자대표팀 이강석의 대퇴부 둘레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이상화는 하퇴부(종아리) 역시 우측 38cm, 좌측 37.6cm로 여자대표팀 평균(34cm)보다 두꺼웠다. 윤성원 박사는 “그만큼 많은 근육을 갖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탄탄한 육체는 탁월한 운동능력으로 귀결됐다. 여자대표팀의 평균파워와 최고파워가 각각 5.23(watt/kg), 7.87(watt/kg)인데 반해 이상화의 평균파워와 최고파워는 각각 6.29(watt/kg), 8.13(watt/kg)을 찍었다. 레이스 도중 보통의 선수에 비해 약 1.2배의 파워를 발휘한다는 의미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