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男5030만원 놓고 사라져… 지금까지 2억9775만원 기부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직원들이 ‘천사’가 남기고 간 돈을 세고 있다. 전주시 제공
지켜보는 눈이 많아서일까.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전북 전주시에 나타나는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잊지 않고 나타났다. 벌써 13년째다. 27일 오후 1시 53분 전주시 완산구 노송동 주민센터에 중년 남자의 전화가 걸려왔다. “‘얼굴 없는 천사의 비’ 옆을 봐 주세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 단 두 마디뿐이었다. 이 비는 전주시가 천사의 뜻을 기리고 기부문화가 확산되도록 2010년 1월 주민센터 뒤편 화단에 세웠다.
상자 안에 든 돈은 모두 5030만4600원. 100장씩 묶은 5만 원권 1000장과 돼지저금통에 든 동전을 합한 금액이다. 지금까지 이 천사가 13년 동안 14차례(2002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이곳에 맡긴 돈은 2억9775만720원이나 된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