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진 산업부 기자
▶본보 8월 13일자 B1면 “졸업하면 현대차 취업… 특목고도 안부러워”
고교 진학을 앞둔 김 군의 여동생이 신문에 나온 오빠를 보고 자신도 마이스터고에 진학하겠다고 부모를 설득해 내년 3월 충북 진천에 있는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에 진학하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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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군의 아버지도 ‘대학을 나와야 사람대접을 받는다’며 마이스터고 진학을 반대했다. 하지만 부인이 “아이를 대학이라는 경쟁에 내몰리게 하지 말고 좀 더 빨리 자신의 꿈을 준비하게 격려하자”고 설득했다. 김 군의 아버지는 “어느 부모가 자식이 공부하겠다는데 말리겠느냐. 능력이 되는 한 대학은 물론이고 유학도 보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 군의 아버지는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평가해 인증을 해주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일한다. 그는 업무상 만난 삼성전자 임원이 “큰 칼이 있다고 소를 잡는 것은 아니라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력이 있어야 우리나라 연구개발(R&D) 인프라가 풍성해질 수 있다”며 아들의 마이스터고 진학을 격려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한국이 독일처럼 기술 강국이 되려면 실험실뿐 아니라 생산 현장을 잘 아는 마이스터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것을 나 자신이 잘 알고 있으니 아들의 선택을 말릴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오빠를 지켜본 여동생은 바이오산업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아버지와 함께 학교 설명회에 다니며 스스로 진학 준비를 했다. 2.6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김 군의 여동생은 국어 영어 수학 선행학습을 하느라 바쁜 또래와는 달리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을 따고 바이오산업 동향 자료를 보며 자신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김 군의 아버지는 우리 사회가 마이스터고에 갖는 관심이 사그라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도 달라진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 군의 아버지는 “사회적으로 고졸과 기술 인력에 대해 우대는 아니더라도 대졸과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풍토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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