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기 직원 氣살리기 이벤트
18일 열린 ‘제1회 나도 영화배우다’ 오디션에서 한 참가자가 심사위원 앞에서 연기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사기 진작을 위해 임직원들에게 영화 출연 기회를 주는 이색 오디션을 열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런 게 정말 사는 거구나, 사무실에 하루 종일 있으면 숨이 막히는데 이런 긴장감을 느껴본 게 굉장히 오랜만입니다.”(롯데삼강 강서영업소 윤두현 씨·24)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호텔에서 열린 ‘제1회 나도 영화배우다’ 오디션 현장은 윤 씨에겐 특별한 자리였다.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윤 씨는 배우의 꿈을 접고 6월 롯데삼강에 취직했다. 현실의 벽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오디션 소식을 듣고 윤 씨는 가슴이 뛰었다. 그는 “온종일 회계 업무에 묻혀 있다 이 자리에 서 보니 예전의 꿈과 열정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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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열린 현대백화점 목동점의 송년회 ‘슈퍼스타 H’에서 1등을 차지한 식품팀이 랩과 노래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대상그룹은 총 1470만 원의 상금을 내걸고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송년회를 겸한 사내 오디션 대회 ‘DS스타’를 열었다. 최근 6개월 동안 진행된 예선을 통과한 12팀이 노래 연주 개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을 뽐냈으며 가수 이승기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명형섭 대상 사장이 주도해 마련했다. 대상 관계자는 “올해 식품업계가 어려웠던 만큼 직원들에게 흥을 불어넣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점포별로 진행하는 송년회에 백화점 직원들이 협력사원을 위해 공연을 펼치는 무대를 마련했다. 통상 송년회는 백화점 직원과 협력사원이 함께 준비하거나 협력사원이 주로 준비하고 백화점 임직원들은 객석에 앉아 공연을 응원하는 식으로 진행돼 왔다. 이번에는 ‘주객’을 바꿔 협력사원들이 공연 준비에 대한 부담 없이 즐기게 했다. 최근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불황에 지친 협력사원들이 사기를 되찾고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백화점 직원들부터 진솔한 자세를 갖추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팀장이 포함된 팀별 공연단이 장기자랑을 하는 ‘슈퍼스타 H’ 행사를 열었다. 평소 점잖은 이미지의 팀장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핵심이었다. 대회 1등은 최고참 부장이 힙합 스타일의 옷을 입고 랩을 열창한 식품팀에 돌아갔다. 무역센터점은 디너쇼 형식으로 협력사원들에게 맥주와 안주를 제공하면서 백화점 직원 밴드의 공연을 감상하게 했다. 압구정본점은 점장이 댄스타임에서 춤 공연을 선보이는 등 격식을 허문 행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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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희진·김현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