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진 서울 경성고 과학교사·이화현 인천 가정여중 과학교사과학소설, 실험기구 활용… 학생들 눈 ‘초롱초롱’
《‘아이돌도 필요하지만 과학자가 더 많이 필요하다’. 국내 모 대기업의 상업광고에 나오는 이 말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점점 과학을 외면하는 추세에 대한 안타까움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은 상당수 학생에게 지루하고 따분한 과목일 뿐이다. 이런 현실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학생들에게 과학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교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과학창의재단 공동선정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수상한 신규진 서울 경성고 과학교사(51)와 이화현 인천 가정여중 과학교사(50). ‘공교육 살리기’에 희망이 될 두 교사의 특별한 과학교육 스토리를 소개한다.》
○ 신규진 교사 “소설과 그림으로 과학수업 흥미 up”
신 교사의 과학 수업에 학생들이 집중하는 비밀은 바로 스토리텔링. 학생들은 신 교사의 이야기를 듣고 장면을 상상하면서 복잡한 과학개념을 ‘이미지’로 받아들인다. 신 교사의 스토리텔링 수업은 그가 2011년 집필한 과학소설 ‘판도라 지구 미션11’을 통해 꽃을 피웠다. 지구 환경의 파괴를 염려하는 외계인들이 제시한 문제를 지구 청소년들이 해결하면서 천문학, 지질학, 대기학, 해양학 등의 과학지식은 물론 지구에 대한 애정도 함께 갖게 된다는 설정이다. 신 교사의 이 소설은 2012년 교과부 우수과학도서 인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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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 편의를 고려해 만든 교재들이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도록 한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이화현 교사 “교과서 속 실험들, 기구 만들어 체험시켰죠”
‘체험만큼 좋은 수업은 없다’고 생각하는 이 교사는 학생들을 위해 수업용 실험도구를 직접 만들고 별도 과학체험 행사를 마련하느라 늘 분주하다. 관악기의 원리를 알아보는 ‘빨대피리’, 종이컵에 볼록렌즈를 붙여 별자리 그림을 확대해보는 ‘별자리 보기판’ 등은 학생과 동료 과학교사에게서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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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7년부터 매년 방학마다 ‘FUNFUN 과학캠프’를 열고 과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돼지 심장 해부, 맨발로 못 방석 올라가기 등 평소 경험할 수 없는 과학체험을 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교사는 “학교 과학수업에서 다뤄야 할 내용은 지나치게 많고 그에 필요한 실험·실습 기회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늘 아쉽다”면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과학과 가까워지고 이공계 분야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