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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학교 운영 문제점 찾아라” 주민감사관 46명 맹활약

입력 | 2012-12-07 03:00:00

경북 23개시군 2명씩… 급식 등 아이디어 제출




‘학교급식용 육류배송업체의 차량 내부온도가 규정대로 유지되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학생 수가 적다고 수학여행을 포기하지 말고 인근 소규모 학교와 함께라도 가는 게 바람직하다.’

‘방과후 수업이 정규 수업의 연장처럼 여겨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

‘학교 운동장을 주민들이 쉽게 이용하도록 사용료를 교육청이 지원할 필요가 있다.’

5일 경북 포항 포스코교육재단에서 열린 주민감사관 운영결과 평가회에서 경북도교육청이 지적받은 내용이다. 주민감사관은 교육현장 개선을 위해 경북교육청이 2010년 도입한 독특한 감사제도. 경북은 도시와 농어촌이 섞여 있고 학생 수가 다양한 1000여 개교가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어 교육청만으로는 교육현장의 부족한 점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주민감사관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23개 시군별로 2명씩 모두 46명이 활동한다.

주민감사관들은 이날 학교에서 개선이 필요한 의견 200여 건을 제출했다. 학교운영위원회와 학생생활지도, 학교급식 내용이 대부분이다. 학교운영위원회를 저녁시간에 열어 학부모 참여를 높이는 것과 수학여행 장소를 학교가 일방적으로 통보하지 말고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달라는 등 수요자 중심의 학교 운영을 주문하는 제안이 많았다.

학생 생활지도와 관련해 교사들이 세심하고 열린 마음을 가져달라는 요청도 적지 않았다. 한 주민감사관은 “학교폭력으로 문제를 일으킨 학생이 처벌 받은 뒤 학교에 돌아오면 교사들이 편견 없이 대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학생 상담도 상담교사에게만 맡기기보다 학생이 상담을 원하는 교사가 있는지 귀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구미지역 주민감사관인 이현옥 씨(구미여중 운영위원장)는 “학교현장을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는 점에서 바람직한 제도”라며 “제출한 의견이 잘 반영돼 경북의 학교가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이영우 경북교육감은 “비리를 조사하거나 청렴을 강조하는 것은 감사의 일부일 뿐”이라며 “교직원 학부모 주민 학생이 한마음으로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교육 감사의 근본”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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