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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12 대선 D-21]朴-文캠프 맞수 열전 ① 선거 총괄

입력 | 2012-11-28 03:00:00

  




《 전략 홍보 공보 조직 여론조사 메시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분야별 1급 참모들의 지략 대결도 불꽃을 튀기고 있다. 동아일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뛰고 있는 참모들을 분야별로 만나는 시리즈를 준비했다. 첫 회는 양 캠프의 선거 총괄책임자다. 》
▼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여성대통령론 즉석 관철 새누리 ‘야전침대 사령관’ ▼

새누리당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7월 당내 경선에 출마한 이후 캠프 내에선 ‘여성 대통령’을 내세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여성 대통령론에 찬성하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여성을 강조하면 유약해 보일 수 있다”는 일부 캠프 인사의 강한 목소리에 막혀 있었다. 김무성 선대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10월 선대위에 들어오자마자 “폭력적이고 부정부패 많은 남성적 정치문화를 바꾸는 여성 대통령, 그 자체가 정치쇄신이고 변화다. 이걸로 가자”고 결정지었다.

10월 초 친박 2선 퇴진론이 나오면서 당내 혼란이 가중됐을 때다. 박 후보가 선대위 의장단 회의에서 “선거를 맡아주세요”라고 부탁하자 김 본부장은 “제가 사무총장 맡았을 때 후보가 신경 쓸 게 없어서 편하다고 하셨죠? 이번에도 따로 보고드리지 않겠습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거에서는 부족하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빨리 하는 게 100배 낫다는 게 내 소신”이라고 말했다. 짧은 회의와 즉석 결재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김 본부장은 대선 승리 이후 어떤 임명직도 맡지 않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야전침대 생활에 들어갔다.

10월 말 새누리당은 경제위기 극복 리더십을 부각하려 했으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이를 마뜩잖아 했다. 경제민주화에서 경제성장으로 공약의 방향이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였다. 모두가 김 위원장 설득에 주저할 때 김 본부장이 김 위원장의 사무실을 찾았다고 한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김 본부장이 문 앞에서 90도 인사를 하고 김 위원장의 동의를 얻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내 머릿속에 12월 19일 이후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 결과는 자신의 정치적 미래와도 직결된다. 패배하면 원외인 그가 정치권에서 설 자리는 없다. 승리하면 재·보궐선거를 통한 원내 입성, 당 대표 등 다양한 길이 열리게 된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김부겸 前공동선대위원장… 野 큰그림 그리는 조율사 이젠 통합 선대위 코디로 ▼

민주당 김부겸 前공동선대위원장

‘새누리당에 김무성의 야전침대가 있다면, 민주통합당에는 김부겸의 라꾸라꾸 침대(접이식 간이침대)가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의 김부겸 전 공동선대위원장은 10월 초부터 벌써 두 달 가까이 간이침대 생활을 하고 있다. 집에는 2, 3일에 한 번꼴로 옷을 갈아입으러 가는 것이 고작이다. 밤늦게까지 회의가 이어지고 다음 날 새벽부터 또 회의가 있다 보니 아예 당사에서 먹고 자는 것. 이처럼 타고난 성실함에다 여야, 당내 주류-비주류를 아우르는 친화력이 그의 최대 강점이다. 친노(친노무현)그룹이 아니면서도 캠프 핵심 중의 핵심이 된 이유다.

그는 안철수 전 후보 측과의 통합 선대위 구성을 위해 공동선대위원장 전원이 사표를 내 직함이 ‘전 위원장’이 됐다. 하지만 지금도 캠프를 움직이는 중요한 회의에는 빠짐없이 참석해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물러난 공동선대위원장은 모두 10명이지만, 그는 박영선 의원과 함께 선대위 투톱으로 불렸다.

그는 2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직 의원이 아니어서 국정감사 등 현안이 없는 만큼 상근 역할을 한 것일 뿐”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경기 군포에서 3선을 했으나 4월 총선에서 ‘지역구도 타파’를 내세우며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다가 떨어졌다. 그의 시도는 ‘아름다운 도전’으로 평가됐다.

선대위 출범 때부터 기본 골격을 짠 그는 선대위 회의에서는 의제를 조율하는 사실상의 의장 역할을 해왔다. 단일화 과정에서는 ‘단일화 3원칙’을 제시해 캠프의 입장을 명쾌하게 정리하기도 했다. 당대표가 2선 후퇴한 상황에서 재·보궐선거 공천과정 관리 등 주요 당무도 그의 몫이다.

캠프 관계자는 “일촉즉발의 단일화 국면에서도 김 전 위원장은 당직자들을 다독이는 맏형 역할을 했다”며 “향후 꾸려질 통합 선대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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