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硏 신희섭 단장팀 ‘수면방추’ 인위적 조종 성공
국내 연구진이 불면증을 없앨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 신희섭 단장(사진)팀은 동물의 뇌 속에서 잠을 푹 자게 만드는 뇌파인 수면방추를 인위적으로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수면방추는 불면증 환자일수록 적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그 효과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으로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만든 실험용 쥐의 뇌에 빛을 직접 쪼일 수 있도록 ‘광섬유’를 이식했다. 그 다음 ‘시상망상핵’이란 뇌 속 신경세포에 수면방추와 같은 진동수인 8Hz(헤르츠)의 빛을 쬐어 주었다. 그 결과 뇌파가 안정되면서 쥐의 수면방추와 수면 시간이 함께 늘어난 것을 발견했다. 수면방추가 늘어나도록 조작한 쥐는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더 숙면을 취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일명 ‘우유주사’ 같은 마취제를 쓰지 않고도 뇌파 조절만으로 숙면에 들게 하는 효과를 내는 셈이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