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점차 피말리는 강등 싸움… 우승 경쟁 못지않은 열전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는 우승의 향방 못지않게 하부 리그로 탈락할 팀을 가리는 일명 ‘단두대 매치’를 지켜보는 맛도 쏠쏠하다. 단두대 매치는 시즌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리그 강등권에 있는 팀들 간의 맞대결로 서로의 목을 단두대 위에 올려놓고 펼치는 경기라는 뜻이다. 지는 쪽은 목을 잘리듯 강등을 면하기 어려운, 한마디로 사활을 건 전쟁인 셈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내년부터 리그를 1, 2부로 나눠 승강제를 실시하기로 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홈 앤드 어웨이 2라운드를 한 뒤 상위 8개 팀을 A그룹, 하위 8개 팀을 B그룹으로 나눠 다시 리그를 치러 최하위 2팀을 내년 시즌부터 2부 리그로 탈락시킨다. 유럽 빅리그가 시즌 막판 상위권들의 다툼 못지않게 하위권 팀들의 강등권 탈출이 팬들의 관심을 끌듯 K리그에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도입했다. 이미 군팀인 상주 상무가 2부로 내려가기로 돼 이제 1팀만 더 떨어지는 형국이다.
12일 현재 강원이 승점 39로 16개 팀 중 14위, 광주가 승점 37로 15위를 달리고 있어 강등권에 가장 근접한 상황이다. 보이콧을 선언해 16위가 확정된 상주를 빼고 최하위인 두 팀의 11일 맞대결이 큰 관심을 모았는데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일단 무승부로 한숨 돌렸지만 앞으로도 피 말리는 승점 싸움은 계속 된다.
탈락 가능성이 있는 팀의 감독과 선수, 관계자들은 속이 타겠지만 단두대 매치를 지켜보는 팬들은 흥미롭기만 하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