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쌓인 서울 노원구 화랑로의 모습. 서울시는 다음 달 초 시내에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고 화랑로를 포함해 ‘아름다운 단풍길’ 83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서울시 제공
창밖에 따스한 불빛이 그리운 날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한 잎 낙엽으로 떨어져 썩을 수 있는 사람을 사랑하라
한 잎 낙엽으로 썩어
다시 봄을 기다리는 사람을 사랑하라
(정호승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중에서) 》
어쩐지 혼자 걷고 싶어지는 계절, 가을.
양탄자처럼 낙엽이 수북히 깔린 저 길 끝에 있는 작은 카페. 그곳에서 그리운 사람과 함께 따뜻한 커피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을은 단풍과 낙엽의 계절. 설악산 내장산 같은 곳도 좋지만 시간을 내기 힘들다면 집 주변이나 회사 주변의 단풍길도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주변에서 쉽게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단풍길’ 83곳을 선정했다. 이곳은 다음 달 중순까지 낙엽을 쓸지 않는다.
광진구 아차산생태공원에서 워커힐호텔까지의 워커힐길은 왕벚나무와 단풍으로 곱게 물든 길을 목재덱 보도 위로 걸을 수 있어 젊은이들은 물론이고 어르신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강북구 4·19길과 인수봉길, 은평구 진흥로에서는 북한산 낙엽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또 구로구와 금천구에 걸친 안양천 산책로나 여의도 샛강을 끼고 도는 여의도 여의서로(옛 윤중로)도 왕벚나무와 느티나무의 단풍이 아름답다.
기상청은 올해 서울 북한산 단풍 절정기를 10월 26일경으로 예상했다. 서울 도심지역은 이보다 늦은 11월 초순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단풍길 83곳의 리스트는 동아닷컴(www.donga.com) 참조.
박진우 기자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