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10월 23일 LG는 태평양에 4연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 챔프에 올랐다. LG 김용수는 1승2세이브를 거두며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1990년에 이은 개인 2번째 KS MVP였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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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3일…프로야구 역사속 오늘
1986년 해태-삼성 KS 삼엄한 경비속 진행
1994년 LG 마지막 우승…그 후 들러리만
8번째 우승한 해태, 그라운드서 집단 춤판
원칙을 지키면서 세상을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986년 10월 23일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원칙을 지킨 날이다. 전날 벌어진 해태 구단버스 방화사건으로 논란이 벌어졌지만, 10월 23일 오전 KBO는 진통 끝에 당일 예정된 해태-삼성의 한국시리즈(KS) 4차전 강행을 결정했다. 제3의 장소도 아니고, 경기일정 연기도 아니고 바로 그곳에서 예정대로 경기를 치른다는 사실에 걱정도 많았다. KBO는 대구시 및 치안당국과 연석회의 끝에 강행 방침을 정했다.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예정된 일정을 지킨다’는 원칙을 따른 것이다. 이후 어떤 일이 벌어져도 가을잔치는 일정대로 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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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룡 감독의 의미심장한 발언
1988년 10월 23일 해태-빙그레의 KS 4차전. 2년 연속 4승무패로 KS 우승을 앞뒀던 해태가 느슨한 플레이로 승리를 헌납했다. 해태 신동수와 빙그레 한희민의 선발 대결. 1회초 1사 2루서 한대화의 우전안타, 김준환의 좌익선상 2루타로 해태가 2-0으로 앞섰다. 빙그레는 2회말 이정훈의 중전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해태는 3회부터 방수원을 투입하며 4차전에 대한 벤치의 의중을 보여줬다. 빙그레가 3회 강정길, 유승안의 적시타로 전세를 뒤집자 해태 차동철이 투입됐다. 얼굴을 붉히며 등판한 차동철은 빙그레 타선에 난타를 당하고 말았다. 해태 김응룡 감독은 “이런 게임을 하기가 제일 힘들다”며 외압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LG의 마지막 우승
1994년 10월 23일 LG-태평양의 KS 4차전. LG 이상훈과 태평양 최창호가 선발 대결을 벌인 가운데 3-2로 승리한 LG가 4연승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1990년 이후 2번째 우승이었다. LG는 이후 몇 년에 한 번씩 우승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2012년까지도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다. 1차전에서 연장 완투패를 당했던 태평양 김홍집이 4회부터 구원 등판해 역투했다. 5.1이닝 3안타 무실점한 뒤 9회 정명원에게 마운드를 넘기자 인천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1승2세이브의 LG 김용수가 처음으로 KS 최우수선수(MVP)를 2번 차지했다. 콩코드 승용차가 부상이었다.
○우승 후 단체로 그라운드에서 춤춘 해태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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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에 4연패 당한 뒤 옷 벗은 김용희 감독
2000년 10월 23일 현대-삼성의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이 0-8로 또 져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현대에 4연패를 당했다. 삼성 김용희 감독은 충격의 완패로 옷을 벗었다. 이후 김응룡 감독이 해태를 떠나 삼성 지휘봉을 쥐었다. 정규시즌 91승(역대 최다승)의 현대가 역대 포스트시즌 사상 가장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bga.com 트위터 @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