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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탐관오리 혼내주는 심판관… 내년 제주도서 고려이야기 찍어요”

입력 | 2012-10-16 03:00:00

채널A 木金방영 ‘판관 포청천’ 대만 배우 진차오췬




배우 진차오췬은 “사회 정의를 향한 갈망이 지속되는 한 포청천 캐릭터의 힘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널A 제공

“개작두를 대령하라!”

검은 얼굴에 도끼눈을 뜬 채 탐관오리에게 비수를 꽂는 송나라 판관 ‘포청천’은 한국에서도 이미 친숙한 캐릭터다. 대만 드라마 ‘판관 포청천’은 1990년대 중반 국내에서 방영돼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시즌제로 매년 새로운 내용이 제작됐고 8월부터는 종합편성TV 채널A에서 최신판 ‘판관 포청천 2012-포청천지개봉기안’(목·금요일 오전 1시 20분)이 방영되고 있다. 시청자들은 “부패한 정치인을 처벌하고 억울한 백성들을 보호하는 포청천의 모습이 여전히 카타르시스를 준다”고 말한다. 20년 가깝게 포청천 역을 맡아온 배우 진차오췬(金超群·61)을 15일 e메일로 인터뷰했다.

―포청천 하면 검은 얼굴이 떠오르는데….

“분장이 제일 힘들어요. 원래 내 피부는 눈처럼 하얗고…. 머리는 ‘대머리’죠(웃음). 전부 화장으로 가린 겁니다. 분장만 두 시간 넘게 걸려요. 우선 진한 커피색 파운데이션을 두 손에 잔뜩 바른 후 얼굴에 비빕니다. 6, 7번 얼굴에 바르면 포청천 피부가 돼요. 처음에는 손쉽게 분장하려고 검은 파운데이션을 사용했는데 얼굴이 너무 지저분하게 보이더군요.”

―피부가 엉망일 듯하다.

“포청천 얼굴이 괜히 검은 게 아니에요. 검은 얼굴은 포청천이 인정에 끌리지 않고, 공평무사하다는 것을 상징하는 거예요. 그래도 나는 피부가 좋습니다(웃음).”

―판관 역을 잘하는데 실제 법학과를 나왔나.

“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했어요. 1978년 대만 중화방송국에서 연기를 시작한 뒤 40년 동안 악역 등 수많은 역할을 했어요. 90년대 중반 포청천을 맡으며 유명해졌죠. 긴 세월 포청천을 연기하니 극 중 포청천 심복인 공손 선생(판풍쉬안·范鴻軒)과 전조(허자진·何家勁)와는 형제처럼 지냅니다.”

―한국에서는 한때 정치인들이 ‘나는 포청천 같은 사람’이라며 선거에 나선 적도 있다.

“대만에서도 자신을 포청천으로 홍보하는 정치인이 많아요. 약한 백성은 언제나 포청천과 같이 자신들을 대변해줄 사람을 원합니다. 부당한 권력에 대항할 수 없을 때 자신들을 대신해 정의를 외쳐줄 사람이오. 이런 갈망이 없어지지 않는 한 포청천의 매력은 영원하다고 봐요.”

―1990년대 포청천과 2000년대, 2010년대 포청천의 연기에 차이를 뒀나.

“캐릭터가 있으니 연기 방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요. 다만 속도가 빨라진 시대이니 대사를 빠르게 하고요. 이전보다 더 성숙하고 중후한 포청천의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합니다. 다만 변하지 않는 건 권력에 맞서 백성을 위하는 정신을 표현해내는 겁니다. 2010년부터 포청천 대본을 직접 쓰고 있어요.”

―한국은 올해가 대선의 해다. 한국 정치인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대만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한 적이 있습니다. 낙선했죠(웃음). 감히 한 말씀 드리면 정치인이 아무리 청렴하고 결백해도 항상 스스로 경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권력은 사람을 쉽게 타락시키는 속성이 있다는 것을 한시도 잊으면 안 돼요.”

―앞으로의 목표는….

“2013년판 포청천에서는 제주도 촬영이 있을 겁니다. 고려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포청천을 1000편까지 찍을 겁니다. 이제 겨우 720여 편 했을 뿐이죠. 하하.”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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