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강원 최전방부대 진실은
강원 고성군의 민통선 이북 해안 철책. 동아일보DB
군 관계자는 10일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에서 확인한 결과 당일 오후 11시 20분경 북한 병사가 생활관의 문을 두드리자 우리 장병들이 나가서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전방의 3중 철책이 뚫린 것은 물론이고 병사들이 거주하는 생활관의 경계조차 실패한 것이다.
이 같은 설명은 정승조 합참의장이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소초의 생활관 밖에 설치된 CCTV로 북한군을 발견하고 귀순 의사를 확인해 신병을 확보했다”고 보고한 것과도 다르다. CCTV에는 당시 상황이 녹화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 병사의 귀순 사실을 숨겨오다가 사건 발생 6일 뒤인 8일 국감에서야 이를 공개했다. 북한 병사가 귀순한 2일은 강원 강릉 경포대 앞바다에 북한 잠수정이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계태세가 강화된 날이기도 하다.
귀순한 병사가 오후 10시 30분경 철책을 타고 넘었다고 진술한 만큼 이 병사의 정확한 동선도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생활관이 철책으로부터 약 10m밖에 떨어지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이 병사는 한 시간 가까이 생활관 주변을 서성거린 것으로 추정된다. 귀순한 병사는 20대 초반의 중급병사(상병)이며 키 160cm, 몸무게 50kg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왜 초기부터 CCTV를 통해 발견했다고 잘못 보고했는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군이 당일 진돗개(경계태세) 상위 단계 발령 등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했는지 전체 CCTV와 상황 일지를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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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