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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통화스와프 연장 안한다… 700억달러→130억달러 환원

입력 | 2012-10-10 03:00:00

금융시장 별 반응 안보여




한국과 일본이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한일 통화스와프(외화유동성 위기 때 통화를 맞교환하는 것)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전격 결정했다. 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순수하게 경제적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독도 문제 등으로 수개월째 외교 갈등을 겪어 온 양국의 정무적 판단이 이번 결정에 적지 않게 개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일본 재무성은 9일 오전 “지난해 10월 확대한 570억 달러(약 63조2700억 원) 상당의 한일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를 예정대로 만기일인 10월 31일에 종료한다”고 공동 발표했다. 이로써 한일 통화스와프의 전체 규모는 11월부터 기존의 700억 달러에서 130억 달러로 줄어든다.

양국 정부는 공동발표문에서 “(지난해 통화스와프의) 확대 조치가 글로벌 금융 불안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고 양국 모두에도 도움이 됐다”며 “양국의 안정적인 금융시장 상황과 건전한 거시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확대 조치의 만기 연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의 종료 배경에 대해 최종구 재정부 차관보는 “최근 3대 국제신용평가사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렸고, 대외신인도도 과거에 비해 현저히 높아졌다”며 “통화스와프 연장을 하지 않은 것은 순수한 ‘경제적 관점’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연장 요청을 일본이 거부한 게 아니라 우리가 요청 자체를 하지 않았다”며 “상호간에 오랫동안 협의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양국 간 통화스와프가 향후 금융 불안이 발생할 때 완충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날 결정에는 한일 관계와 관련된 정치, 외교적 판단이 개입됐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을 제외하고도 중국과 3600억 위안(약 64조 원) 등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한일 통화스와프의 축소와 관련해 금융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큰 변동을 보이지 않다가 오히려 전날보다 1.3원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한 1110.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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