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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문화해설사들 “우린 창덕궁 스타일”

입력 | 2012-09-20 03:00:00

10월 초부터 개량 한복 입고 근무




창덕궁의 여성 문화해설사가 입게 될 새 개량한복 유니폼. 옥색 당의는 창덕궁의 빛바랜 창살에서, 자주색 치마는 낙엽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노리개는 이름과 소속을 표시하는 명찰의 역할을 한다. 차이 제공

서울 종로구 창덕궁에서 근무하는 문화해설사들이 다음 달 초부터 ‘창덕궁 스타일’의 개량 한복을 똑같이 맞춰 입고 방문객을 맞는다.

현재 창덕궁 문화해설사는 여성이 13명, 남성이 2명. 각자 마련한 실용적인 개량 한복을 입고 일하는 해설사들은 추석 연휴가 지난 후에는 한복 디자이너가 창덕궁에 어울리게 디자인한 모와 실크 소재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

여성은 저고리 위에 옥색 당의(唐衣·저고리 위에 덧입는 여성용 예복)를 걸치고 자주색 치마나 치마바지를 받쳐 입는다. 남자는 소창의(小창衣·가벼운 형태의 남성용 외출복 상의) 형태의 겉옷에 바지를 입는다. 상의는 옥색, 하의는 회색이다.

한복 유니폼을 디자인한 김영진 차이 대표는 “창덕궁 문화해설사에게서 ‘지밀상궁(至密尙宮·왕을 모시는 최고 지위의 상궁)’의 역할과 이미지를 찾아내 이를 유니폼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올바른 정보와 해설로 관람객을 ‘모시는’ 문화해설사의 역할에서 조선시대 왕을 보필하던 지밀상궁을 떠올렸다는 설명이다.

창덕궁 문화해설사들이 고급 유니폼을 맞춰 입게 된 것은 평소 한복을 즐겨 입는 김찬 문화재청장의 아이디어에 따른 것이다. 김 청장은 “문화해설사들이 입는 개량 한복은 문화재 공간에 걸맞은 품격과 특색이 없다”며 조선왕조 대표 궁궐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의 문화해설사부터 궁의 품격과 특색을 살린 한복 유니폼을 입게 하자”고 제안했다.

창덕궁관리소는 처음엔 “하루 종일 외부에서 일하는 문화해설사들은 이틀에 한 번꼴로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데 모와 실크 한복의 경우 세탁과 관리가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지만 문화재청이 유니폼 비용 외에 세탁비를 별도로 지원하기로 하자 김 청장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새 유니폼 한 벌 가격은 고무신과 이름표 역할을 하는 노리개 등을 합쳐 100만 원 선이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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