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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성범죄 아웃” 엄마-이모들 40일새 8500명 로그인

입력 | 2012-09-10 03:00:00

■ 온라인 카페 ‘발자국’ 회원들 발벗고 나섰다




“우리는 평범한 시민입니다. 성폭력 피해자나 이들의 가족이 아닙니다. 모두의 문제라서 발 벗고 나선 겁니다.”

네이버 카페 ‘발자국’의 운영자인 ‘토끼이모’(닉네임)는 34세 프리랜서다. 미혼 여성. ‘아동성폭력 추방을 위한 시민모임, 발자국’을 이끈다.

이 카페는 ‘토끼이모’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유엄마’(닉네임·35)가 만들었다. 4세 딸을 키우는 주부. 그를 움직인 건 신문에 나온 짤막한 기사였다. 7월 3일 경기 여주에서 4세 여아가 옆집 아저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지유엄마는 기사를 보고 펑펑 울었다. 여성이자 주부이자 엄마로서 이 일이 같은 나이의 자기 아이에게 일어난 듯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조두순 사건 당시 그랬듯이 여론은 잠시 들끓었다가 잠잠해졌다. 정부 대책은 밋밋했다. 지유엄마는 분노했다. 아동 성범죄를 공론화하고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기로 했다. 용기를 내서 포털 ‘다음’의 아고라에 난생처음으로 청원을 올렸다.

‘저는 4세 딸아이를 둔 평범한 시민입니다. 기사를 보고 정말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이번 사건 그냥 넘어가면 평생 후회할 것 같습니다. 4세이면 키가 1m도 안 됩니다. 대소변도 서툽니다. 신발 신을 때 왼발, 오른발도 종종 착각합니다. 정말…정말 아기입니다.’

주부의 호소가 누리꾼의 마음을 움직였다. 가해자를 엄중하게 처벌해 달라는 청원에 2만8000여 명이 서명했다. 힘을 얻었다. 지유엄마는 1주일 후인 7월 31일 발자국 카페를 만들었다. ‘토끼이모’를 포함해 85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카페 운영진은 지난달 23일 경기 여주지법을 찾아갔다. 4세 여아 성폭행 사건에 대한 2차 공판이 열리는 날이었다. 생면부지의 피해자 가족을 만났다. 아이의 아빠는 뇌출혈로 쓰러져 반신마비가 됐다. 엄마는 가게 문을 닫고 남편과 딸을 돌보고 있었다. 풍비박산 난 가족. 속이 쓰라렸다.

피해 아동의 상태를 알고 나서는 가슴이 더 아팠다. 마냥 밝은 성격이었지만 악몽 같았던 그날 이후 두세 살 아이처럼 행동했다. 물건을 갑자기 집어 던지거나 엄마를 때리는 등 분노를 나타낸다는 말을 들었다. 네이버와 다음의 협조를 얻어 피해자를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1400여만 원이 모였다.

카페 운영진은 아동 성범죄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 반인륜적 성폭력에 △재미있겠다 △나도 이런 걸 보니 꼴×다(하고 싶다) △어릴수록 좋다는 글이 올라왔다. 지유엄마는 이달 중순경 악플러를 공동 고발하기로 했다. 회원 1000여 명이 인터넷에서 증거물을 캡처해 제출했다. 어느 회원은 “남편이 변호사”라며 저렴한 비용으로 법률 조언을 받도록 도와줬다.

발자국 카페 회원들은 요즘 전국 곳곳에서 집회를 여는 중이다. 폭우가 쏟아지던 4일 오후 7시에는 서울역 광장에 모였다. 어린이를 지켜달라며 빗속에서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이 동아일보를 비롯한 언론에 크게 실렸다.

운영진과 회원들은 아동 성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근절 대책을 계속 촉구할 계획이다.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눈이 오든. 아동 성범죄가 사라질 때까지.

▶ [채널A 영상] 못 잡은 ‘짐승’ 성범죄자 9000명 거리 활보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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